증시가 본격적으로 조정을 받은 지난 3개월간 국내주식형 펀드로 4조원에 가까운 자금이 몰린 것으로 나타났다. 해외주식형 펀드로 들어온 자금(3000억원)의 10배 이상이다. 조정기간 코스피지수의 하락폭이 주요 선진국 지수 대비 컸던 만큼 반등폭도 상대적으로 클 것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2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연초부터 이날까지 국내주식형 펀드로 들어온 자금은 2조307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 8월초 기준으로는 연초 이후 1조6758억원 순유출이었다. 3개월 동안 3조7065억원이 새로 들어와 큰 폭의 순유입으로 반전된 것이다.
글로벌 증시는 연초 이후 우상향하다가 지난 8월초를 기점으로 우하향으로 흐름이 바뀌었다. 미국 S&P500지수는 연중 고점을 찍은 지난 7월 31일부터 이달 1일까지 7.65% 하락했고, 유로스톡스50지수와 상하이지수도 같은 기간 각각 8.49%, 8.14% 떨어졌다. 코스피지수는 연중 고점(8월 1일)부터 이달 1일까지 13.71% 주저앉아 이들보다 낙폭이 컸다.
코스피지수가 많이 떨어진 게 저가매수를 하겠다는 심리에 불을 지펴 큰 폭의 자금 유입을 이끈 것으로 보인다. 김후정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투자자들은 IT(정보기술) 경기 회복 등을 기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 9월에는 국내주식형 펀드의 순유입 규모가 연중 최대인 1조8000억원을 기록했다"고 말했다.
최근 3개월간 설정액이 가장 많이 늘어난 펀드(ETF 제외)는 VIP한국형가치투자 펀드로 814억원이 유입됐다. 이어 현대인베스트먼트인덱스플러스 펀드(+779억원), NH-Amundi코리아2배레버리지 펀드(+616억원), 신한코리아인덱스 펀드(+289억원) 등이 뒤를 이었다.
이 기간 수익률(설정액 10억원 이상)은 삼성KODEX보험증권 상장지수펀드(ETF)가 12.94%에 달했고 미래에셋TIGER화장품증권 ETF(+10.30%), NH-AmundiHANAROFnK-푸드증권 ETF(+8.25%), KBKBSTAR200고배당커버드콜ATM증권ETF(+6.18%) 등도 눈에 띄었다.
양병훈 기자 h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