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이 카카오에 대한 주식 투자 목적을 변경했다. 최근 카카오가 사법 리스크에 휘말린 가운데 국민연금이 주주권 행사를 강화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전날 국민연금은 카카오와 카카오페이 보유 지분 변경 사항을 공시하며 주식 투자 목적을 '단순투자'에서 '일반투자'로 바꿨다고 밝혔다. 카카오 주식 지분율은 기존 6.36%에서 5.42%로 줄였다. 카카오페이의 지분율도 5.02%에서 4.45%로 낮췄다.
최근 금융당국은 카카오와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SM엔터테인먼트를 인수할 때 시세를 조종했다는 의혹을 들여다보고 있다. 카카오모빌리티 분식회계 여부에 대한 감리에도 나섰다. 이처럼 카카오 그룹에 사법 리스크가 불거지자 주요 주주인 국민연금 또한 주주 활동을 펼치겠다는 의미로 읽힌다. 다만 국민연금 관계자는 "개별 종목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보유 목적 변경 이유를 밝히지 않는 게 원칙"이라고 말했다.
지분 보유목적은 주주권 행사의 적극성에 따라 단순투자, 일반투자, 경영참여 등 세 가지로 나뉜다. 단순투자는 주주총회에서 제시된 안건에 대해서만 의결권을 행사하는 것을 의미한다.
일반 투자는 경영권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점에서 단순 투자와 비슷하다. 하지만 이사 선임 반대, 배당 제안, 정관 변경, 위법 행위 임원에 대한 해임 청구 등 적극적인 주주 활동을 할 수 있다. 단순투자에 비해 주주권을 적극적으로 행사할 수 있다.
국민연금은 지분을 보유한 기업에 수탁자책임활동(스튜어드십 코드)을 결정하는 경우 주식 보유목적이 단순투자에서 일반투자로 변경된다고 밝혔다. 수탁자책임활동엔 △경영참여에 해당하지 않는 주주제안 △공개서한 발송 △상법상 소수주주권 행사 등이 포함된다. 법령상 위반 우려 등 중점관리사안이 발생했을 때, 경영진에 비공개서한을 발신하는 것도 수탁자책임활동에 해당한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투자 목적을 일반투자로 바꿨다는 건 임원 선임 등 경영 참여 수준은 아니더라도 적극적으로 주주권 행사를 하겠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진영기 한경닷컴 기자 young7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