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8개 국내 은행(시중·특수·지방·인터넷) 중 10곳의 직원 평균 연봉이 1억원을 넘은 것으로 나타났다. 임원 연봉은 7곳이 3억원을 웃돌았다. 10개 은행은 정년에 앞서 회사를 떠난 직원에게 기본 퇴직금 외에 3억원 이상의 희망퇴직금을 지급했다. 금리 인상기를 맞아 이들 은행이 거둔 이자이익은 53조원에 달했다. 윤석열 대통령의 ‘은행 종노릇’ 지적과 맞물려 은행권에 대한 상생금융 압박이 거세질 것으로 전망된다. ○인터넷·지방은행도 연봉 높아
은행연합회가 1일 내놓은 ‘은행 경영현황 공개 보고서’에 따르면 인터넷전문은행인 카카오뱅크의 직원 1인당 근로소득은 급여(8337만원)와 성과급 등 상여(4210만원)를 더해 1억2547만원으로 가장 많았다. 카카오뱅크 측은 “상여금에 주식매수선택권(스톡옵션) 행사 이익이 포함됐다”며 “스톡옵션 행사 차익은 회사가 실제 직원에게 금전을 제공한 건 아니다”고 했다. 스톡옵션 행사 이익을 제외하면 카카오뱅크의 1인당 근로소득은 9870만원으로 집계됐다.
5대 은행 중에선 하나은행이 1억1424만원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국민(1억1235만원) 신한(1억955만원) 농협(1억605만원) 우리은행(1억449만원) 순이었다. 토스뱅크도 직원 1인당 급여(1억509만원)와 상여(804만원)를 합쳐 1억1314만원을 줬다. 지방은행 중에선 부산(1억1080만원)과 경남은행(1억699만원)의 직원 평균 소득이 1억원을 넘었다.
카카오뱅크는 임원 1인당 소득도 급여(1억9668만원)와 상여(5억5455만원)를 더해 7억5123만원으로 가장 많았다. 상여에 포함한 스톡옵션을 빼도 3억6240만원으로 상위권 수준이었다. SC제일(4억9004만원)과 한국씨티(4억4710만원) 등 외국계 은행의 임원 연봉도 높은 편에 속했다. 5대 은행 중에선 국민은행의 임원 소득이 3억8539만원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신한(3억1860만원) 우리(3억63만원) 하나(2억6057만원) 농협은행(2억2513만원) 순이었다. 기업은행(3억5067만원)은 임원이 3명(은행장·전무이사·상임감사)에 그친 점이 1인당 연봉을 끌어올렸다. ○최대 순익에도…영업점 292개 문 닫아이번 보고서엔 은행 희망퇴직금 현황도 공개됐다. 2021년 10월 소매금융 철수 선언 후 희망퇴직 신청을 받은 한국씨티은행의 1인당 희망퇴직금이 6억435만원으로 가장 많았다. 지난해 회사를 떠난 1714명에게 지급한 희망퇴직금만 1조359억원에 달했다.
5대 은행에선 작년 2357명이 희망퇴직을 했고, 1인당 희망퇴직금은 3억5548만원으로 집계됐다. 하나은행이 4억794만원으로 가장 많았고, 국민(3억7600만원) 우리(3억7236만원) 농협(3억2712만원)도 3억원을 웃돌았다. 지방은행도 광주은행의 1인당 희망퇴직금이 4억원을 넘었고 경남(3억9446만원) 부산은행(3억8490만원)도 5대 은행보다 많은 희망퇴직금을 줬다. 1인당 1억원 안팎인 기본퇴직금까지 더하면 은행 희망퇴직자가 받는 전체 퇴직금은 5억~6억원에 이른 것으로 추정된다.
은행들은 지난해 역대 최대인 17조7360억원의 순이익을 거두면서도 영업점은 300개 가까이 줄였다. 작년 18개 은행의 국내 영업점은 5729곳으로 2021년(6021개)보다 292개 감소했다. 5대 은행 영업점이 같은 기간 4187개에서 3989개로 줄었다. 신한은행이 63개의 영업점을 폐쇄했고, 국민(58개) 우리(55개) 하나(19개) 농협(3개)이 뒤를 이었다.
김보형/정의진 기자 kph21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