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전국적으로 갈등을 겪고 있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 정상화를 위한 조정 작업에 나선다. 사업비만 1조8000억원에 달하는 경기 고양시 CJ라이브시티 등 15개 사업장을 우선 검토하기로 했다.
국토교통부는 2일 ‘민관합동 건설투자사업 조정위원회’ 1차 실무회의를 열고 15개 조정신청 사업을 우선 검토한다고 1일 밝혔다. 국토부는 “조정 가능성과 사업 추진 시급성을 고려해 도시개발 사업, 민간참여 공공주택사업 등 33건 중 15건을 검토사업으로 정했다”며 “당사자 입장을 균형 있게 듣고, 개별사업에 대한 조정 대상 여부, 조정 방향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경기 고양시에서 진행 중인 CJ라이브시티 사업이 관심이다. 국내 최초 100% 민간 자본에 의해 건설되는 문화 인프라 조성 사업이다. 지난 4월 핵심 시설인 아레나 공연장이 공사비 재산정 문제로 일시 중단되는 등 사업이 위기에 처했다. 사업자 측에선 사업 기간 연장과 지체상금 면제, 부지 용적률 완화 등을 요구하고 있다. 지방자치단체에선 공정성 훼손을 우려해 사업 조건 변경에 난색을 보이고 있다.
착공지연 위약금을 두고 지역 도시개발공사와 갈등을 빚는 숙박시설 신축사업 현장과 지구단위계획 완화를 놓고 의견 차가 좁혀지지 않는 역세권 개발사업 등이 우선 검토 대상에 포함됐다.
LH(한국토지주택공사)가 시행하는 전국 11개 민간참여 공공주택사업도 우선 검토 대상이다. 이 사업은 공공과 민간이 협의체를 구성해 공공기관은 토지를 제공하고, 민간 사업자는 주택을 건설·분양해 지분에 따라 수익을 분배 및 정산하는 구조다.
국가계약법상 일반 공공발주 사업과 달리 민간참여 공공주택사업 협약서엔 공사비 인상 강제 조항이 없어 사업장마다 갈등을 빚고 있다. 업계에선 전국 62개 사업 현장의 공사비 분쟁으로 인한 손실액이 1조2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업계는 최근 급등한 공사비 부담을 공공과 분담하자고 요구하고 있다. LH에선 공사비 부담 비율 조정은 의무사항이 아니며 소송을 통해 해결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국토부는 이번 실무회의에서 조정 방향을 결정하고 이달 말 예정된 본위원회에서 조정안을 상정할 계획이다. 조정 과정에는 한국부동산원과 국토연구원 등이 참여한다. 남은 18개 사업에 대해서도 2차 실무위원회에서 검토할 계획이다.
남영우 국토부 토지정책관은 “민관합동 건설투자(PF) 사업을 적극 조정해 나갈 것”이라며 “조정신청을 추가로 받아 민관합동 건설투자사업을 차질 없이 추진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유오상 기자 osy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