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암호화폐 투자상품 제공사 그레이스케일과의 소송에서 패소한 후 시장에 비트코인(BTC)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승인에 대한 낙관론이 퍼지면서 투자자들이 ‘크립토윈터’(암호화폐 투자 위축기)를 견딘 암호화폐 시장에 다시 눈길을 주기 시작했다.
SEC의 패소와 더불어 블랙록, 피델리티 등 글로벌 기관들이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을 위해 적극적 행보를 이어가자 시장 분위기가 급변하면서 현물 ETF의 주인공 비트코인을 필두로 다수 메이저 알트코인도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주요 알트코인 중 가장 눈에 띄는 건 솔라나와 체인링크다. 솔라나는 지난 1주일 동안 33%의 상승세를 기록하며 32달러 저항선을 뚫었다. 체인링크도 같은 기간 49% 이상 상승해 11달러 선에 안착했다.
솔라나는 초기 투자자인 FTX가 붕괴된 후에도 사용 사례 도입과 풍부한 생태계 구축 및 사용자 축적으로 시장 내 입지를 단단히 하고 있다. 유럽 가상자산 상품 제공사 코인셰어즈의 ‘디지털 자산 투자 상품 내 기관 자금 유입’ 보고서 데이터에 따르면 지난주 솔라나 관련 상품에는 1550만달러의 기관 자금이 투입됐다. 비트코인(5530만달러) 관련 상품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자금 유입을 기록한 것이다.
가상자산 펀드 DFG의 설립자 제임스 우는 “FTX가 초기 투자자로서 베스팅(판매 가능) 일정에 따라 록업(의무 보유)된 SOL 토큰을 정기적으로 받고 있지만 FTX 자산이 동결됐다는 사실이 전해지면서 토큰 가격은 안정적인 흐름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체인링크도 꾸준히 네트워크 사용자를 늘려가고 있다. 온체인 분석 플랫폼 샌티멘트데이터에 따르면 체인링크 고래의 거래량과 거래 건수 및 상호작용 고유 주소 수 등 다양한 지표에서 3개월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달 21일에는 10만달러 이상 대규모 거래만 220건 이상 체결된 것으로 확인됐다.
가상자산 분석 기업 크립토퀀트는 “현재 체인링크의 강세는 매우 자연스럽다. 일부 고래 투자자가 만들어낸 의도적인 상승이 아니다. 거래소 전반에 걸쳐 거래량이 증가했으며 일일 활성 주소와 전송 토큰이 증가하면서 발생한 자연스러운 상승세”라고 했다.
이외에 같은 기간 이더리움(13.7%)과 리플(13.5%) 카르다노(15.3%) 폴카닷(16.1%) 폴리곤(22.8%) 등 상위 20위권 가상자산 대부분이 두 자릿수 상승률을 기록했다. 제임스 버터필 코인셰어즈 연구책임자는 최근 상승세에 대해 “미래는 아직 불확실하지만 현재 시장 정서는 가상자산 시장의 유망한 미래와 비전을 제시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영민 블루밍비트 기자 20min@bloomingbit.i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