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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의 스마트폰 신제품 아이폰15의 중국 판매량이 6% 감소했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중국 정부의 ‘아이폰 금지령’과 현지 스마트폰 흥행 등의 여파로 애플의 중국 판매 부진이 현실화하는 모양새다. 다음 달 2일(현지시간) 발표하는 애플의 3분기 실적에도 영향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30일 블룸버그는 시장조사기관 GfK의 자료를 인용해 지난 9월 중국에서 아이폰15의 판매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의 전작 대비 6% 감소했다고 보도했다. 아이폰15 시리즈는 지난 9월 12일 처음 공개된 후 열흘 뒤인 9월 22일부터 북미지역과 중국 등 40여개 국가에서 출시됐다.
GfK의 수치는 또 다른 조사기관인 카운터포인트 리서치가 아이폰15 중국 출시 후 17일간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4.5% 감소한 것으로 추정한 것보다 더 크다.
중국은 애플의 세계 두 번째 큰 시장이자 아이폰 생산 허브다. 지난해 중국 시장이 애플 전체 매출의 18%를 차지했다. 중국 판매량이 감소하면 애플은 실적에 큰 타격을 받게 된다.
이와 같은 판매 부진은 중국 정부의 아이폰 금지령과 화웨이의 스마트폰 신제품 판매 호조가 겹친 영향이다. 미·중 간 무역갈등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중국은 지난 9월 중앙정부 기관 공무원들에게 ‘업무용으로 아이폰을 사용하지 말라’는 지침을 하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리고 이는 정부 기관을 넘어 국영 기업과 다른 공공 기관으로 확대되고 있다. 최근에는 중국 정부가 아이폰을 생산하는 협력업체 폭스콘에 대한 세무조사에도 착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여기에 화웨이가 지난 8월 출시한 신제품 ‘메이트 60 프로’도 큰 인기를 끌면서 아이폰 수요를 빨아들이고 있다. 이 스마트폰은 출시 한 달 만에 150만대가 팔렸다. 전작보다 2배에 많은 수치다. 아이폰15의 발열 이슈도 화웨이 판매에 힘을 실어줬다.
지난 9월 중국에서 아이폰 15가 처음 출시됐을 때, 애플스토어 매장이 아이폰을 사려는 소비자들로 북적거렸다. 이때까지만 해도 우려와 달리 아이폰 판매량이 작년 실적을 웃돌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하지만 열기가 빠르게 식었고, 10월 중순에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가 분위기 반전을 위해 중국을 깜짝 방문하기도 했다.
아이폰의 9월 판매량은 11월 2일 발표하는 3분기 실적에 반영된다. 월가에선 애플의 올해 3분기 매출도 전년 대비 감소하면서 4개 분기 연속 매출 하락세를 보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날 애플 주가는 전장보다 1.23% 오른 170.29달러에 마감했다.
실리콘밸리=최진석 특파원 isk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