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국 국채 금리 급등으로 미 중앙은행(Fed)이 ‘긴축 사이클’을 끝낼 수 있다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국채 금리 상승으로 금융시장 여건이 급격하게 위축되면서 기준금리를 여러 차례 인상한 효과를 냈다는 분석이다.
30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Fed가 31일~11월 1일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예상했다. 미 10년 만기 국채 금리가 지난 8월 초 연 4%에서 최근 연 5%를 돌파하는 등 빠르게 올라 기업과 가계의 차입비용이 크게 증가했다는 이유에서다. 30일 기준 10년 만기 미 국채 금리는 연 4.89%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
도이체방크 이코노미스트들은 9월부터 미 국채 금리가 급등하면서 내년 경제 활동을 0.6%포인트 감소시킬 정도로 금융 여건이 긴축됐다고 추정했다. 도이체방크는 이 정도 긴축은 Fed가 기준금리를 0.25%포인트씩 총 세 번 인상해야 가능한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9월 FOMC에서 Fed 인사들은 연말까지 한 차례 더 기준금리 인상이 이뤄질 것으로 예고했다. 하지만 최근 국채 금리가 상승하면서 기준금리를 추가로 올릴 필요가 없어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전 Fed 이코노미스트이자 리서치회사 언더라잉인플레이션 소속 틸다 호바스는 최근 국채 금리 상승으로 Fed가 향후 2년간 금리를 0.5%포인트가량 인하해야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최근 국채 금리 상승을 기간 프리미엄(만기가 긴 채권에 추가로 요구되는 금리 수준) 때문으로 설명했다. 기간 프리미엄은 장기 국채에 투자하는 투자자가 물가상승률 등으로 인한 가격 하락 위험을 감수하는 대신 요구하는 추가 금리다. 미국 주요 경제 데이터들이 강세인 데다 고금리 장기화 등으로 최근 이 같은 기간 프리미엄이 올랐다는 것이다. 앞서 제롬 파월 Fed 의장도 지난 19일 국채 금리 상승 배경으로 기간 프리미엄이 올랐다는 점을 시사했다.
노유정 기자 yjr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