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리와 원자재값 인상 등의 악재가 겹치면서 지난 3분기 대형 건설회사의 수익성이 일제히 악화했다. GS건설은 영업이익이 반토막 났고, 신규 수주가 잇따른 대우건설과 DL이앤씨도 원가 부담을 이겨내지 못했다. 국내 주택 부문의 원가율이 커진 만큼 해외 수주, 비주택 사업 부문 성과 등이 향후 실적을 좌우할 것이란 전망이다.
31일 한국경제신문이 주요 대형 건설사 7곳의 3분기 실적을 분석한 결과, 3분기 영업이익(연결 기준)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증가한 곳은 현대건설뿐이었다. 나머지 6곳은 모두 1년 전보다 부진한 성적표를 받았다.
GS건설이 대형 건설사 중 가장 큰 폭의 이익 감소율을 나타냈다. GS건설은 3분기 영업이익 601억원을 거둬 전년 동기 대비 51.9% 감소했다. 매출은 5.2% 증가한 3조1080억원을 기록했다. 인천 검단신도시 아파트 재시공에 따른 손실(5500억원)이 2분기에 반영된 만큼 일회성 비용이 아니라 원가 부담이 지속해서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이다.
DL이앤씨와 HDC현대산업개발도 두 자릿수 감소율을 보였다. DL이앤씨의 3분기 매출은 1년 전과 비슷한 1조8374억원이었지만, 영업이익이 30.9% 쪼그라든 803억원을 기록했다. HDC현대산업개발도 매출은 40% 증가한 1조332억원이었지만, 영업이익이 10.8% 줄어든 620억원이었다. 대우건설은 3분기 매출이 18.6% 늘어난 2조9901억원, 영업이익은 7.4% 감소한 1902억원으로 집계됐다.
해외 수주와 비주택 부문의 성과가 좋은 건설사는 견조한 실적을 유지했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3분기 매출 5조2820억원과 영업이익 3030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6.1% 증가했으나 영업이익은 6.5% 감소했다. 카타르 태양광, 사우디아라비아 네옴터널 등 해외 사업 매출이 본격화하면서 상대적으로 선방했다는 평가다.
해외 대형 프로젝트가 순항 중인 현대건설은 3분기 매출이 6조6201억원으로, 40.3% 늘었다. 영업이익은 59.7% 증가한 2454억원을 기록했다. 네옴터널, 이라크 바스라 정유공장 등 해외 대형 공사가 본격화한 영향이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3분기에 미수금을 회수한 사업장도 여럿 있었다”고 설명했다.
심은지 기자 summ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