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10월 31일 15:29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5성급 호텔 콘래드 서울을 매각하는 브룩필드와 자문사가 해외 잠재 매수자 찾기에 집중하고 있다.
31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콘래드 서울 매각자문사인 존스랑라살(JLL)은 해외 잠재 투자자를 대상으로 티저레터(매각설명서)를 배포하고 있다. 국내 부동산 전문 운용사들은 5곳 정도만 티저레터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JLL은 국내 운용사 중 해외 투자자와 함께 인수를 추진하는 곳만 잠재 매수자군으로 설정했다.
브룩필드는 콘래드 서울을 포함해 서울 여의도 국제금융센터(IFC)를 펀드로 보유하고 있다. IFC 전체 자산 중 콘래드 서울만 분리해 매각을 추진 중이다. 브룩필드는 2016년 2조5500억원을 투입해 콘래드 서울 호텔, 여의도 IFC 오피스타워 3개동, IFC몰 등 IFC 전체를 통으로 사들였다. 각각을 5개의 국내 특수목적법인(SPC)을 통해 인수했다. 연면적은 약 50만6314㎡(약 15만3160평)에 달하는 자산이다.
콘래드 서울 매각을 위해 해외 투자자 모집에 공을 들이고 있는 것은 IFC 물건의 특성 때문이다. IFC는 서울시가 해외 자본 유치를 위해 추진한 민관합동사업으로 개발됐다. 외국인투자촉진법의 적용을 받은 부지로, 전체 지분의 10%를 외국 자본이 투자해야 하는 조건을 갖고 있다. 현재 IFC를 보유한 브룩필드는 캐나다계 대체투자 자산운용사다. 인수를 추진했던 미래에셋자산운용도 해외 출자자(LP)를 모집했던 바 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이 IFC를 인수하려 했을 당시엔 중요하게 여겨지지 않았던 조건이었다. 국내 운용사가 해외 출자자(LP)를 통해 지분 10%를 끌어모으기 어렵지 않았던 탓이다. 당시엔 미래에셋운용과 이지스운용-신세계프라퍼티 컨소시엄이 맞붙는 등 국내 업체간 경쟁으로 치러졌다. 결국 미래에셋자산운용이 4조1000억원을 제시해 인수 우선협상대상자에 올랐으나 인수자금 조달을 위해 설립하려던 리츠(REITs·부동산투자회사)가 국토교통부에서 인가를 받지 못하면서 협상이 무산됐다.
자문사는 고금리에 달라진 기조로 해외 투자자가 직접 인수하게 하는 방식에 초점을 맞췄다. IFC 중 콘래드호텔이 먼저 매물로 나온 것도 해외 투자자에 초점을 맞췄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해외 투자자는 IFC 오피스동을 검토하기 어려울 것으로 관측된다. 국내와 달리 해외에서는 엔데믹 이후에도 직원들이 오피스로 복귀하지 않아 오피스 공실률이 많이 늘어났고 오피스 자산 가치가 하락했다. 이 때문에 운용사 본사에서 오피스 투자를 테이블 위에 올리지 않는 현상이 나타났다.
해외 투자자들은 국내 호텔 매물을 눈여겨보고 있다. 말레이시아계 부동산 개발회사 플레니튜드는 이달 초 모두투어리츠로부터 스타즈 호텔 명동 2호점을 320억원에 인수했다. 힐튼 호텔을 매각한 싱가포르계 CDL도 호텔 매물을 찾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류병화 기자 hwahw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