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모비스가 일본 최대 모빌리티쇼에 참가해 현지 완성차 업체를 대상으로 수주에 나섰다. 현대모비스는 지난달 26일 일본 도쿄에서 열린 ‘재팬 모빌리티 쇼’에 참가해 전동화, 램프, IVI(차량용 인포테인먼트) 등 전략 제품을 전시했다. 이 전시회는 옛 도쿄모터쇼가 이름을 바꾼 것이다. 70년 역사의 재팬 모빌리티 쇼에 현대모비스가 참가한 건 창립 이후 처음이다.
현대모비스는 기존 내연기관차에서 전동화, 자율주행 등 미래 모빌리티로 전환하고 있는 일본 자동차 시장에 대응해 공격적인 영업을 펼칠 계획이다. 이번 전시회에서는 사전에 초청한 고객사를 대상으로 한 ‘프라이빗 부스’를 중심으로 전시관을 운영할 방침이다. 전시 기간 도요타, 르노·닛산·미쓰비시, 혼다 등 일본 주요 완성차업체와 협력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현대모비스는 그동안 일본 완성차 업체에 램프와 섀시, IVI 제품 등을 공급해 왔다. 지난해 상반기에는 현지 고객 전담 조직을 확대하고, 일본 내 영업과 수주 활동을 총괄하는 완성차 업체 출신 임원급 전문가 두 명을 영입하기도 했다. 이들은 일본 완성차·부품 업체에서 40년 가까이 근무하면서 폭넓은 경험과 네트워크를 구축했다.
국내 최대 자동차 부품 업체인 현대모비스는 현대차그룹을 세계 3위 자동차 업체로 만든 1등 공신 중 하나다. 현대모비스는 그간 계열사인 현대차·기아에 지나치게 의존도가 높다는 비판을 받아 왔지만, 최근 전동화가 자동차 업계의 최대 화두로 자리 잡으면서 이러한 양상도 바뀌고 있다.
현대모비스는 올해 미국 CES, 독일 IAA, 미국 디트로이트 오토쇼 등 굵직한 글로벌 모빌리티 행사에 잇따라 참가하며 해외시장 공략을 강화하고 있다. 최근 폭스바겐으로부터 전동화 핵심 부품을 대규모로 수주하면서 올해 해외 수주 목표(53억6000만달러) 달성에도 청신호가 켜졌다. 미국의 오토모티브뉴스가 집계하는 자동차 부품사(배터리 제외) 순위에서 현대모비스는 일본 아이신을 제치고 글로벌 ‘톱5’에 올랐다.
특히 재팬 모빌리티 쇼가 열린 일본에서의 미래 모빌리티 전환 움직임은 한국 부품업체가 신규 사업을 펼칠 기회로 평가되고 있다. 현대모비스의 일본 사업을 총괄하고 있는 유키히로 하토리 현대모비스 도쿄지사장은 행사 당시 한국자동차기자협회와의 인터뷰에서 “전동화 영역, 첨단 운전자 지원 시스템(ADAS)과 관련해 완성차 기업과 협의가 진행되고 있고 이를 중심으로 계약을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키히로 지사장은 “일본은 정해진 틀 안에서 구매하는데 현대모비스가 판매를 확대하려면 가격경쟁력, 성능도 고려해야 하지만 상품력 향상이 가장 중요하다”며 “미묘한 차이로는 이길 수 없고 성능적으로 차이를 크게 벌리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올해 재판 모빌리티 쇼의 가장 큰 특징은 전동화인 만큼 신기술을 알려 새로운 시장에 진입할 기회를 만들 것”이라고 덧붙였다.
배성수 기자 baeb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