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라남도가 지역 주력산업인 화학·철강산업과 2차전지 산업을 연계해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한다. 2차전지 산업 육성 생태계를 조성해 원자재 광물자원 등 세계 시장에서 주도권을 확보하겠다는 구상이다.
정부는 지난 5월 2차전지를 국가첨단전략산업 기본계획에 포함했다. 작년 11월엔 2030년까지 연구개발 1조원, 국내 투자 50조원 이상, 1만6000명 이상의 인력을 양성하겠다는 내용의 산업 혁신전략도 발표했다. ○2차전지 전주기 생태계 구축전라남도는 2차전지 소재산업으로 전주기(원료-기초-핵심-재활용) 생태계를 구축해 소재 분야에 특화됐다. 이를 바탕으로 소재 기업 투자도 이어지고 있다.
광양만권은 국내에서 유일하게 해외에서 원료를 공급받아 2차전지 소재를 생산한다. 수출입에 용이한 광양항과 국내 최대 규모의 화학 및 철강단지가 있어 원료 소재 공급망 확보 거점의 최적지로 꼽힌다.
포스코는 이런 이유로 광양만권에 집중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포스코는 아르헨티나 소금호수와 호주 광산에서 리튬 원료를 국내로 들여와 제련·정련한 뒤 연간 6만8000t의 수산화리튬을 생산할 공장을 짓고 있다. 이는 전기차 160만 대를 생산할 수 있는 분량이다. 포스코 필바라리튬솔루션(연 생산량 4만3000t)은 올 연말 준공 예정이고, 포스코리튬솔루션(연생산량 2만5000t)은 2025년 준공을 앞뒀다. 포스코는 고순도 니켈 원료를 뉴칼레도니아 광산에서 광양만권으로 들여와 제련·정련을 거쳐 연간 2만t을 생산하는 공장도 올해 말 준공할 예정이다.
전라남도 관계자는 “2차전지의 세계적 수요가 급증하는 상황에서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리튬, 니켈 등 원료 소재의 안정적 공급망을 확보했다”며 “자원 안보와 세계 시장 주도권 확보를 위해선 2차전지 원료 소재 국산화 거점 단지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2차전지 소재산업 특화단지 추가 필요전라남도는 2차전지 광물 수급 리스크에 대응하고 자원 안보를 위해 2차전지 소재산업의 첨단전략산업 특화단지 추가 지정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도는 2차전지 첨단전략산업 특화단지 추가 지정을 위해 정부에 지속해서 건의하고 있다. 2차전지 소재는 해외 원료 수급뿐만 아니라 국내외 사용 후 배터리의 자원순환을 통한 소재 재자원화도 중요하다.
전라남도는 사용 후 배터리의 재사용·재활용을 통한 자원순환 체계 구축에도 힘을 쏟고 있다.
광양시와 나주시를 중심으로 사용 후 배터리 재자원화 사업화 및 실증 기반과 전기차 배터리 전주기 이력 관리를 통한 탄소 배출 규제 대응 기반도 마련하고 있다. 나주시에는 2027년까지 450억원을 들여 전기차 전주기 탄소중립 환경정보센터를 구축하고, 광양시에는 2026년까지 246억원을 투입해 탄소중립 전환 재자원화 기술 실증지원센터를 짓기로 했다. ○광양국가산단 신규 투자 확대 기대광양국가산업단지는 그동안 제철산업에 한정돼 급변하는 산업변화에 대응이 어려웠다. 전라남도는 광양국가산단에 신산업 투자를 할 수 있도록 지속해서 규제개혁을 건의해왔다. 그 결과, 2차전지 등 첨단 신산업 분야도 투자가 가능하게 하는 개정안이 지난 9일 국무회의를 통과했다.
전라남도는 광양국가산단 내 2차전지 신규 투자가 급물살을 탈 것으로 전망하고 2차전지 인력 양성에도 심혈을 기울일 계획이다. 순천대와 함께 ‘글로컬대학 30’ 교육부 공모사업과 연계해 2차전지 전문인력 양성을 추진하는 한편 동신대 배터리공학과의 2차전지 인력 양성 사업에도 올해 5억원을 포함해 3년간 15억원을 지원할 계획이다.
김종갑 전라남도 전략산업국장은 “전라남도의 2차전지 산업은 소재산업으로, 이미 가치사슬을 갖춘 데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해외에서 직접 광물을 들여와 원료 소재를 생산하는 등 확실한 강점을 지녔다”며 “2차전지 산업의 대도약 발판 마련을 위해 기회발전특구와 국가첨단전략산업 특화단지에 동시에 지정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무안=임동률 기자 exi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