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리그오브레전드 월드 챔피언십(롤드컵) 8강 매치업이 지난 29일 결정 됐다. 지난해 롤드컵 우승팀 DRX의 서포터 ‘베릴’ 조건희의 손을 거친 대진은 모든 경기가 ‘빅매치’로 꾸려졌다. '롤도사'라는 별명에 걸맞게 그는 한국팀 끼리의 내전은 피한 대진표를 완성 지었다.
우선 국내 리그 LCK(리그오브레전드 챔피언스 코리아) 1번 시드 젠지 e스포츠가 중국리그 LPL 2번 시드 빌리빌리 게이밍(BLG)를 만난다. 젠지는 지난 5월 열린 2023 미드 시즌 인비테이셔널(MSI)에서 BLG에게 패해 최종 결승 진출전에 오르지 못했다. 지난 28일 열린 스위스 스테이지 4라운드에서 T1이 BLG에게 복수에 성공한 것처럼 젠지 역시 ‘봄의 복수’를 해낼 절호의 기회다.
젠지의 경우 BLG를 꺾을 경우 결승까지 여정은 비교적 수월할 전망이다. 4강 상대로 가장 약팀으로 꼽히는 북미 리그 LCS 1번 시드 NRG와 LPL 4번 시드 웨이보 게이밍(WBG) 중 한 팀을 만나기 때문이다.
LCK 2번 시드 T1은 중국의 3번 시드 리닝 게이밍(LNG)과 맞붙는다. T1의 롤드컵 '중국전 무패' 기록이 이어질지에 관심이 쏠린다. T1은 현재까지 롤드컵 다전제 무대에서 LPL 팀을 상대로 매치에서 패배한 적이 없다. 하지만 LNG 역시 만만치 않은 상대다. LNG에는 한국 선수인 '타잔' 이승용과 '스카웃' 이예찬을 비롯해 중국 최고의 원거리 딜러 중 한 명으로 꼽히는 '갈라' 천웨이가 포진해있다. 지난 2023 LPL 서머 스플릿에서 징동 게이밍에게 패해 준우승을 차지했다. 이예찬이 지난 2015년 T1의 전신인 SK텔레콤 T1에서 활동한 적이 있어 동료였던 '페이커' 이상혁과의 만남도 화제를 모으고 있다.
KT 롤스터의 '불운'은 8강에서도 이어졌다. KT는 8강에서 올 한 해 LPL을 제패한 징동 게이밍(JDG)과 대결을 펼친다. JDG는 올해 열린 모든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한 강력한 우승후보다. 2023 롤드컵을 우승할 경우 2023년에 열린 모든 대회에서 우승컵을 들어 올리는 '캘린더 그랜드슬램'을 달성한다. 이는 아직까지 아무도 달성하지 못한 기록이다. T1과 KT가 각각 중국팀을 상대로 승리할 경우 4강에서 'LCK 내전'이 성사될 예정이다.
부산 사직 실내체육관에서 진행되는 8강전은 다음 달 2일 NRG와 WBG의 경기를 시작으로 3일 젠지와 BLG, 4일 KT와 JDG 그리고 마지막 날인 5일 T1과 LNG가 대결을 펼친다. 4강은 11월 11일과 12일에 부산에서 진행되며 대망의 결승전은 오는 11월 19일에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다.
이주현 기자 2Ju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