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저가로 외국인 관광객을 모집해 쇼핑센터에서 바가지를 씌우는 등의 불법 가이드를 단속하는 데 팔을 걷어붙였다. 코로나19 엔데믹 이후 늘어나는 관광객을 겨냥한 쇼핑 강요 행위 등이 다시 기승을 부리고 있어서다.
서울시는 외국인 단체관광객이 자주 찾는 명동과 청계천, 경복궁 일대에서 불법 가이드 단속을 벌인다고 29일 밝혔다. 여행 가이드·인솔자로 활동하려면 정부가 인증한 국외여행인솔자, 관광통역안내사, 국내여행안내사 등의 자격이 있어야 한다. 하지만 저가로 외국인 관광객을 모집하는 일부 여행사는 무자격 가이드를 고용해 임금 대신 쇼핑 수수료를 인센티브로 주는 방식으로 영업하고 있다.
최근 가이드의 쇼핑 강매로 인한 마찰이 불거지자 서울시는 지난 12일과 26일 각각 중구와 종로구에서 무자격 가이드 근절을 위한 가두행진 및 단속을 시행했다. 그 결과 무자격 가이드 한 명과 시팅 가이드 세 명을 적발했다. 시팅 가이드란 실제 업무는 하지 않으면서 단속에 대비해 버스에 앉아있기만 하는 가이드를 말한다.
적발된 불법 가이드에게는 과태료가 부과되며 불법 가이드를 고용한 여행사에는 과징금 800만원이나 시정명령, 사업 정지 등 행정처분이 내려진다.
이달 말까지 마포구에서도 캠페인과 점검을 하고 추후 서울 시내 면세점, 아울렛, 쇼핑몰 등에서 불시 단속을 벌일 예정이다.
코로나19 일상회복 이후 서울은 세계 인기 여행지로 부상하고 있다. 서울시의 올해 8월 말 기준 누적 외래 관광객은 540만 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14만 명) 대비 373.6% 증가했다. 서울은 이날 세계적 여행 플랫폼 트립닷컴이 선정한 2023년 인기 여행지 12곳 중 한 곳으로 선정됐다.
김대훈 기자 daep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