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유가 불안에 따른 투자자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연초에 배럴당 74달러 수준이던 서부텍사스원유(WTI)는 7월 이후 급등세로 전환하며 지난달 말에는 90달러를 넘기도 했다. 유가 불안의 영향은 자산 시장에도 나타나고 있다. 지난 19일 코스피지수는 6월 고점이던 2600선 대비 10% 넘게 하락했다. 이런 상황에서 투자자는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국제 유가가 치솟는 것은 중동 지역 분쟁으로 공급 불안정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다만 1970년대 ‘오일 쇼크’ 사태를 제외하면 대부분의 분쟁은 원유 시장에 단기적인 충격을 준 다음 시간이 지나면서 안정화됐다는 특징이 있다. 다만 단기적으로는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리스크가 사우디아라비아나 이란 등 중동 핵심 산유국의 원유 생산 정책에 영향을 미쳐 국제 유가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
유가 상승은 기업의 생산 비용 부담과 소비자의 물가 부담을 커지게 한다. 이에 따른 인플레이션 압력은 기준금리 인상과 같은 통화 긴축 정책으로 연결돼 투자와 소비에 악영향을 미친다. 금융시장에도 큰 부담으로 작용한다. 유가 영향을 받는 기업들의 실적이 떨어지고, 금리 상승으로 이어질 경우 자산 가치가 하락하는 등 주식·채권·부동산 등 대부분의 투자 자산에 충격을 주게 된다.
이런 상황에서는 리스크 확대가 커질 것을 염두에 두고 자산 포트폴리오를 다시 점검해야 한다. 단기적으로는 자산 시장이 유가 흐름에 크게 영향받을 확률이 높다. 따라서 이에 대응하기 위해 ‘변동성 축소’를 목표로 자산 배분을 조정할 필요가 있다.
만약 자금 여력이 부족하다면 안전 자산 비중을 높이는 것도 방법이다. 먼저 통화 부문에서는 안정적인 달러 자산 비중을 높여보길 권한다. 주식의 경우 유가 상승의 악영향을 가급적 덜 받는 국가 지역이나 업종으로 투자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할 수 있다. 채권에서는 추가 금리 상승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잔존 만기를 당분간 짧게 조정해보는 것도 좋다.
곽재혁 국민은행 WM스타자문단 수석전문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