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십만원에서 수백만원 하는 물건의 상태를 소비자도 판매자도 모르고 거래하는 특이한 시장이죠.”
박태근 트루골프 대표(사진)가 말하는 국내 중고 골프클럽 거래 시장의 특성이다. 이는 그가 ‘중고 클럽 인증 플랫폼’ 트루골프를 만든 배경이기도 하다. 최근 서울 삼성동 트루골프 본사에서 만난 그는 “수수료를 조금 더 내더라도 확실하고 안전한 거래를 원하는 골퍼들이 있을 것으로 봤다”고 말했다.
트루골프는 중고 골프클럽 인증 플랫폼이다. 판매자와 구매자 간 직거래도 앱 안에서 이뤄진다. 쓰던 골프클럽을 판매하려는 이들이 트루골프에 클럽을 보내오면 ‘비파괴 엑스레이 검사기’로 클럽의 속을 낱낱이 살핀다. 문제가 없으면 등급과 함께 ‘트루골프 인증’ 마크가 달린다. 책정된 클럽 가격의 5%는 수수료로 판매자가 부담하고, 트루골프는 1개월간 품질 보증을 선다.
박 대표는 “트루골프가 인증하는 클럽은 그만큼 빠르게 다음 주인에게 선택받기 때문에 빨리 현금화하려는 판매자, 믿을 만한 중고 채를 찾는 구매자 모두 만족하는 생태계를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박 대표의 말처럼 최근 국내 중고 골프클럽 거래 시장에선 많은 잡음이 있었다. 중국에서 들어오는 이른바 ‘짝퉁 클럽’이나 지난해 여름 폭우 때 물에 잠긴 ‘침수 채’ 등이 시장에 풀리면서다. 겉보기엔 멀쩡한 제품이어서 전문가가 아니라면 구별해내기가 어려운 골프클럽들이다. 판매자도 클럽 손상 여부를 모른 채 의도치 않게 판매하는 경우도 다반사다. 박 대표는 “사업을 구상하며 약 300명에게 설문조사를 했는데, 응답자 중 80%가 검증 안 된 50만원짜리 중고 클럽보다 검증된 55만원짜리 클럽을 사겠다고 답했다”고 했다.
박 대표는 이런 설문조사 결과를 확인한 뒤 사업 성공에 확신을 얻었다고 했다. 트루골프의 성공 가능성을 본 건 박 대표뿐이 아니었다. 롯데벤처스와 개인투자조합(트루성장조합1호)이 투자자로 합류하며 트루골프의 잠재력에 베팅했다.
조희찬 기자 etwood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