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인건비 상승, 글로벌 전기차 수요 위축 우려 등에 따라 포드가 전기차 투자를 줄이기로 했다. SK온과 미국 켄터키주에 지으려는 두 번째 배터리 공장 가동도 연기할 계획이다.
27일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포드는 미국자동차노조(UAW)와 4년 반 동안 임금을 25% 올려 최저 시급을 32달러(약 4만3000원)에서 40달러로 인상하기로 잠정 합의했다. 당초 포드는 9% 인상안을 제시했지만, 노조는 40%를 요구하며 한 달 반 동안 파업을 벌였다. 포드의 연간 추가 노동 비용은 글로벌 영업이익의 13%인 15억달러(약 2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포드는 6주 동안 이어진 파업으로 13억달러의 손실을 봤고 8만 대의 생산 차질이 빚어졌다. 순이익 12억달러로 예상치를 밑돈 3분기 실적을 발표한 포드는 파업에 따른 피해가 4분기 실적에 반영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경쟁사의 가격 압박과 수요 감소 우려에 따라 계획된 전기차 투자액 가운데 120억달러(약 16조2600억원)를 축소한다고 발표했다.
SK온과 켄터키주에 짓기로 한 두 번째 배터리 공장 가동도 늦출 방침이다. 당초 가동 목표는 2026년이었다. SK온은 지난해 포드와 배터리 합작법인 블루오벌SK를 설립하고 테네시주에 1개, 켄터키주에 2개 공장을 건설 중이다. 3개 공장의 연간 생산 규모는 총 127GWh. 고성능 전기차 120만 대분에 해당한다. SK온은 “2026년으로 예정돼 있던 블루오벌SK 켄터키 2공장 생산을 연기하는 것을 검토 중”이라며 “테네시 공장과 켄터키 1공장은 계획대로 2025년부터 양산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업계 관계자는 “전기차 수요 둔화에 따른 재고 증가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며 “주요 업체의 생산 목표 하향, 리튬 등 소재 가격 약세, 배터리 판가 하락 우려 등이 커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김일규 기자 black04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