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 아저씨, 건전지 아저씨로 이름 바꾸세요”(에코프로 주주 A씨)
2차전지 관련주가 급락하면서 주주들의 손실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습니다. 개미들은 K배터리 전도사로 불리는 박순혁 작가에게 분노의 화살을 돌리고 있습니다.
2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은 전날 40만원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지난 7월 장중 고점 대비 35% 떨어졌습니다. POSCO홀딩스도 지난 7월 고점(76만4000원) 대비 44% 빠졌습니다. 에코프로와 에코프로비엠도 같은 기간 각각 58%, 65% 빠졌습니다.
지난달 박 작가는 8개 배터리 추천 종목의 상승 여력이 평균 445%에 달한다고 언급했습니다. 상승 여력이 높은 종목으로 LG화학(967%), POSCO홀딩스(562%), 에코프로비엠(456%), 에코프로(353%)로 제시했습니다. 단, 주가 예상 도달 시점을 3년으로 잡았습니다.
하지만 추천 이후 이들 종목은 일제히 급락했습니다. 최근 한 달 낙폭이 20~30%에 달합니다. 전기차 판매가 줄어들고 중국산 배터리 침투율이 올라가고 있는 것이 하락 원인으로 꼽힙니다.
개미들은 벌었던 수익도 대부분 토해냈습니다. 키움증권에 따르면 이 회사 고객들의 에코프로와 에코프로비엠 평균 수익률은 각각 -1.13%, -18.2%입니다. 올 들어 개인들이 가장 많이 사들인 POSCO홀딩스와 LG화학은 주주들의 평균 수익률이 각각 -14%, -33%입니다.
종목 토론방에서는 박 작가가 소환되고 있습니다. 지난 5월 한 언론 매체와 인터뷰에서 “지금은 부동산에 올인할 게 아니라 강남 집 팔아 2차전지에 투자할 때”라고 말한 사실도 언급되고 있습니다. 한 주주는 “아저씨 말 믿은 내가 잘못이다. 이제 와서 누굴 원망하겠냐”고 낙담했습니다.
증권업계에서는 박 작가의 전망이 ‘행복회로’에 지나지 않는다고 평가했습니다. 박 작가는 중국이 주로 만드는 리튬인산철(LFP) 배터리가 한국산 삼원계(NCM) 배터리를 따라올 수 없다고 주장해왔습니다. 최근 미국과 유럽은 중국산 배터리를 속속 도입하기 시작했습니다.
박 작가를 옹호하는 의견도 많습니다. 한 주주는 “작가님이 목표주가 달성 시점을 3년으로 잡았으니 일희일비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습니다. 다른 주주는 “모든 것이 공매도 세력 때문”이라며 “공매도를 척결해 K배터리 산업을 지킬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박의명 기자 uimy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