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들이 잇따라 LG생활건강에 대한 눈높이를 낮추고 있다. 3분기 실적이 저조했다는 이유에서다. 아울러 중국의 화장품 수요 회복세가 더뎌 당분간 주가가 반등하긴 힘들 것이란 암울한 전망이 나온다.
2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하나증권, 메리츠증권은 LG생활건강에 대한 투자의견을 기존 '매수'에서 '중립'으로 낮췄다. 키움증권은 '매수'에서 '시장수익률(마켓퍼폼)'로 투자의견을 하향 조정했다. 이들은 모두 목표주가도 낮춰 잡았다.
하나증권은 전날 종가(39만1000원)보다 낮은 목표주가 33만원을 제시했다. 사실상 '매도' 의견을 낸 것으로 해석된다. 이 증권사 박은정 연구원은 "중국 마케팅 투자 확대, 숨·오휘 중국 매장 철수, 캐나다 오프라인 구조조정 등 비용 부담이 가중되며 화장품 부문의 이익 규모가 급감할 것"이라며 "실적이 회복하려면 면세 부문이 살아나야 하는데, 그 시점은 요원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향후 외형 확장을 위한 투자가 진행될 것"이라며 "중국 시장에서의 실적이 흔들리는 상황과 투자 시점이 맞물려 당분간 수익성 훼손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전날 LG생활건강은 3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32.4% 줄어든 1285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공시했다. 영업익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를 16.4% 밑돈 수치다. LG생활건강은 올해 연간 영업익 목표치를 기존 7300억원에서 4700억원으로 낮췄다.
하누리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화장품 부문의 수익성이 크게 악화하며 연결 실적이 부진했다"며 "LG생활건강은 디레이팅(주가수익비율 하락)이 불가피한 상황이기에 보수적인 접근을 권고한다"고 말했다.
KB증권은 투자의견 '매수'를 유지했다. 다만 목표가를 55만원에서 50만원으로 9% 낮췄다. 박 연구원은 "중국 법인 및 면세 채널 실적 회복 여부, 브랜드 리뉴얼 성과 등이 확인될 때까지 주가 반등은 쉽지 않을 것"이라며 "내년 이후 실적을 낙관하긴 어렵다"고 설명했다.
진영기 한경닷컴 기자 young7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