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3분기 수도권의 연립·다세대 등 빌라 전세 거래 두 건 중 한 건이 기존 계약보다 보증금이 감소한 ‘역전세 거래’인 것으로 나타났다. 인천 중구는 역전세 비율이 97%에 달했다.
26일 부동산 정보플랫폼 다방이 2년 전인 2021년 7~9월 수도권에서 발생한 빌라 전세 거래 4만636건 중 올해 3분기 동일한 주소지와 면적에서 1건 이상 거래가 일어난 8786건을 분석한 결과, 전체의 52.5%(4615건)가 기존에 비해 전세 시세가 하락했다. 평균 시세 하락 폭은 3056만원으로 집계됐다.
역전세 거래 비율은 인천이 63%로 가장 높았다. 이어 서울(52%), 경기(50%) 순서였다. 수도권 지방자치단체 가운데 전세보증금이 가장 크게 내린 지역은 경기 과천이었다. 과천 빌라의 평균 전세보증금은 2021년 3분기 5억591만원에서 올해 3분기 4억771만원으로 감소했다. 2년 새 9820만원 떨어진 셈이다. 역전세 비율이 가장 높은 곳은 인천 중구(97%)였으며, 과천은 85%로 2위를 차지했다.
서울에서 기존에 비해 보증금이 가장 크게 하락한 지역은 서초구(6422만원)였다. 강남구(5922만원), 동작구(5432만원), 종로구(5190만원) 등이 뒤를 이었다. 서울의 역전세 비율은 올해 1~5월엔 34.7%였으나 3분기엔 18.3%포인트 오른 52%를 기록했다.
역전세가 심화한 이유는 2020년 계약갱신청구권과 전·월세 상한제 등 ‘임대차보호법’ 시행 여파로 전셋값이 2021년 정점을 찍었다가 작년부터 고금리와 경기 침체 여파로 떨어졌기 때문이다. 장준혁 다방 마케팅실장은 “최근 전세사기 등의 영향으로 빌라 기피 현상까지 나타나고 있어 당분간 비(非)아파트 시장의 빙하기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제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서울 빌라 전·월세 거래량은 작년 3분기 3만3465건에서 올해 3분기 3만219건으로 10% 감소했다. 전체 거래 중 전세가 차지하는 비중이 작년 62%에서 올해 54%로 낮아지는 등 보증금을 떼일 염려가 없는 월세 선호 현상이 강해지고 있다.
이인혁 기자 twopeop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