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지역 정세 악화로 국제 유가가 배럴당 250달러까지 치솟을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를 공격하기 위한 지상전 준비에 돌입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는 가운데 유가 상승 우려가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25일(현지시간) 미국 CNBC에 따르면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이날 투자 노트에서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전쟁이 세계 최대 석유 공급 지역인 중동·아랍으로 확산하면 국제 유가가 배럴당 250달러까지 치솟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날 서부텍사스원유(WTI) 12월물은 전장보다 1.97% 오른 배럴당 85.39달러에 마감했다. 브렌트유 12월물은 전일 대비 2.3% 상승한 배럴당 90.13달러에 거래되며 90달러 선을 넘어섰다.
BoA는 이번 전쟁이 이란이 연관된 갈등으로 격화하면 유가는 배럴당 120~130달러대로 뛸 것이라고 전망했다. 주요 산유국인 이란은 하마스의 배후로 지목되고 있지만, 직접적인 증거가 나오진 않았다.
이스라엘군 대변인 다니엘 하가리 소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전쟁 이전 이란은 훈련과 무기 및 자금, 기술 제공 등을 통해 하마스를 직접 지원했다”고 주장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하마스 대원 수백 명이 이스라엘을 침공하기 얼마 전 이란에서 전투 훈련을 받았다고 소식통을 인용해 이날 보도했다. 하마스의 이란 배후설이 더욱 짙어지는 모습이다.
BoA는 만약 이들 무장세력이 석유 인프라를 공격해 석유 공급이 하루 200만 배럴 줄어들면 유가가 배럴당 150달러까지 오를 것으로 예상했다.
최악의 시나리오는 이란이 세계 핵심 석유 항로인 호르무즈해협을 봉쇄하는 것이다. 호르무즈해협은 하루 평균 약 1700만 배럴, 전 세계 원유 물동량의 20%가 지나가는 길목이다.
BoA는 “매일 1700만 배럴이 통과하는 호르무즈해협이 장기간 폐쇄될 경우 유가는 250달러 이상으로 급등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국제 유가가 폭등하면 글로벌 인플레이션(물가상승률)이 급등하고, 각국 경제 성장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
신정은 기자 newyear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