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외신기자가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전시 상황을 취재하던 중 숨진 부인과 자녀들의 시신을 발견해 안타까움을 사고 있다.
중동 언론 알자지라는 25일(현지시간) 가자지구에 머물던 아랍권 특파원 와엘 다흐두흐 기자의 거처가 이스라엘군 폭격을 받으면서 그가 부인·아들·딸을 잃었다고 보도했다.
송출된 영상에는 다흐두흐 기자가 가자지구의 한 병원 상황을 전하던 중 바닥에 놓인 자녀들의 얼굴을 확인하고 오열하는 모습이 담겼다. 15살 아들은 아버지를 따라 언론인이 되고 싶어 했다. 딸은 7살밖에 안 됐다. 다흐두흐 기자는 피 묻은 아이들 시신을 끌어안고 마지막 인사를 나눠야 했다.
알자지라 측은 이번 공습 지역이 가자지구 중부에 위치한 누세이라트 난민캠프였다면서 이스라엘군을 거세게 비판했다. 이들은 성명을 통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남쪽 대피를 통보한 후 누세이라트로 거처를 옮겼는데 곧바로 표적이 됐다"며 "무고한 민간인을 무차별적으로 표적 삼아 살해하는 행위를 강력히 규탄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가자지구의 난민캠프를 겨냥한 이스라엘군 공습으로 다흐두흐 기자는 아내와 두 자녀를 잃었다. 가족들의 시신은 잔해 속에 묻혀있다 뒤늦게 발견됐다"며 "가족을 잃은 동료에게 진심 어린 애도와 위로를 전한다"고 덧붙였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알자지라 기자들의 가족 구성원과 관련해 최소 4명의 사망자가 나왔다"면서 "다흐두흐 기자는 오열하며 가자지구에선 그 누구도 안전하지 않았다고 토로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이스라엘군은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앞서 이스라엘은 알자지라 방송이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의 선전?선동을 돕고 있다면서 알자지라 이스라엘 지국 폐쇄를 명령했다.
이에 알자지라는 "우리는 가자지구에 있는 동료들의 안전과 복지에 대해 깊이 우려한다"며 "이스라엘 당국에 그들의 안전에 대한 책임을 묻고 있다"고 반발했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