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생아를 방치해 숨지게 하고 쓰레기통에 유기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친모에게 법원이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26일 법조계에 따르면 청주지방법원 충주지원 제1형사부는 이날 살인 혐의로 기소된 30대 여성 A씨에게 아동학대 치사죄를 적용해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했다.
A씨는 2016년 5월 충주의 한 병원에서 아기를 낳은 뒤 자신이 살던 원룸에 데려와 굶겨 숨지게 하고 시신을 주택가 쓰레기통에 유기한 혐의로 기소됐다. A씨의 범행은 정부와 자치단체의 '출생 후 미신고 아동' 전수조사 과정에서 드러났다.
A씨는 경찰 조사 과정에서 아기를 해외로 입양 보냈다고 주장했는데, 관련 증빙 자료가 없는 점을 추궁하자 뒤늦게 범행을 실토했다. 그는 재판이 시작된 뒤 아기를 방치한 사실은 있지만 사망에 고의는 없었다며 살인 혐의를 부인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수사기관에서 한 진술을 법정에서 부인하고 있어 증거 능력이 없다"며 "살인죄는 무죄로 판단하고 직권으로 공소사실을 변경해 아동학대 치사죄만 유죄로 인정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피고인이 보호자로서 아기를 방치해 사망에 이르게 했기 때문에 죄가 가볍지 않다"며 "피고인 초범이고 반성하는 점, 현재 가정을 이뤄 자녀를 양육하고 있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