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케이크 기계에 7억원어치의 마약을 숨겨 국내로 밀수한 혐의로 구속 기소된 고등학생의 1심 판결에 검찰이 항소했다.
26일 인천지검에 따르면 지난 25일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향정) 혐의로 구속 기소된 '주범' 고교생 A(18)군의 1심을 심리한 인천지법에 양형 부당 및 법리 오해를 이유로 항소장을 제출했다.
앞서 검찰은 지난 9월 26일 열린 결심공판에서 A군에게 소년법상 최고형인 징역 장기 10년, 단기 5년을 구형했다.
하지만 법원은 지난 19일 선고공판을 열고 A군에게 징역 장기 6년, 단기 4년을 선고했다.
법원은 또 통관과정에서 독일 세관에 적발돼 세관 직원이 마약을 한국 수사기관으로 전달한 사정을 고려해 A군의 마약 밀수 범행을 일부 미수로 판단했다.
이에 관해 검찰 관계자는 "국제범죄인 마약밀수 사건은 '통제배달 수사' 특성상 미수가 아닌 기수로 인정하는 것이 타당하다"며 "범행의 중대성에 비춰 죄에 상응하는 중형의 선고를 구할 것"이라고 항소 이유를 밝혔다.
A군도 1심 판결에 불복해 지난 23일 인천지법에 항소장을 제출했다.
앞서 A군은 지난 5월 26일 독일에서 팬케이크 기계에 은닉한 마약류 케타민 약 2.9㎏(시가 약 7억4000만원)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국제화물로 몰래 밀반입하려 한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A군 측은 "두바이 고등학교의 동급생이자 유럽 마피아 조직 집안의 아들로부터 강권 받아 범행에 가담했다"고 주장했다.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에 거주하던 A군은 중학교 동창 B(18)군,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알게 된 공범 C(31)씨에게 케타민 밀수를 제안했다.
A군은 공범 B군으로부터 수취지 정보를, 또 다른 공범 C씨로부터 연락처와 개인통관고유부호 등을 제공받았다.
검찰은 같은 혐의로 B군과 C씨 모두 구속 기소했다.
차은지 한경닷컴 기자 chachac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