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가 올 3분기 1조8000억원에 가까운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아직 적자의 늪을 벗어나진 못했지만 지난 1분기에 저점을 찍은 후 지속적으로 적자를 줄여나가고 있다. 특히 D램 부문은 2개 분기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SK하이닉스는 26일 올해 3분기 영업손실이 1조7920억원으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전년 동기(영업이익 1조6605억원) 대비 적자 전환했다. 지난해 4분기 이후 네 분기 연속 적자다. 이번 분기까지 올해 누적 영업적자 규모는 8조764억원에 달했다.
3분기 매출은 9조662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7% 쪼그라들었다. 다만 직전 분기와 비교해선 영업 지표가 개선됐다. 매출은 24% 늘고, 영업손실 규모는 1조901억원 축소됐다. 이런 실적은 증권가의 컨센서스(평균 전망치)와 유사한 수준이다. 매출은 컨센서스(8조719억원)를 소폭 웃돌았고, 영업손실은 시장 기대치였던 1조6515억원보다 더 컸다.
SK하이닉스의 3분기 실적이 이전 분기보다 개선된 건 HBM3, DDR5 등 AI용 메모리 판매가 늘어난 덕분이다. SK하이닉스는 “고성능 메모리 제품을 중심으로 시장 수요가 증가하면서 지난 1분기를 저점으로 경영실적이 지속적으로 개선되고 있다”고 했다.
단가가 높은 제품의 판매가 늘어나며, D램의 평균판매가격(ASP)도 상승했다. D램은 2분기 대비 출하량이 약 20% 늘어났고 ASP도 10% 상승했다. 낸드도 고용량 모바일 제품 중심으로 출하량이 늘었다. 이에 힘입어 올해 1분기 적자로 돌아섰던 D램 부문은 2개 분기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SK하이닉스는 "흑자로 돌아선 D램은 생성형 AI 붐과 함께 시황이 지속해서 호전될 전망"이라며 "적자가 이어지는 낸드도 시황이 나아질 조짐이 보인다"고 내다봤다.
최예린 기자 rambut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