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신진연구자 연구실 조성 비용을 현재보다 최대 5배로 올리기로 했다. 내년 연구개발(R&D) 자금 삭감으로 불거진 논란을 정면 돌파하는 모양새다.
과기정통부는 이종호 장관이 25일 서울 강서구 메이필드 호텔에서 '차세대 글로벌 리더 과학자와 대화'를 열었다고 발표했다. 양자기술, 반도체, 인공지능(AI), 바이오, 사이버 보안 등 국가전략기술 분야에서 연구하고 있는 30대 초반~40대 초반 과학자 10명이 참석했다.
과기정통부는 이날 신진연구자에 대한 연구실 구축비용을 현행 최대 1억원에서 최대 5억원으로 올리겠다고 밝혔다. 신진연구자는 학술진흥법상 조교수 이상 직위로 임용된 지 5년 이내인 국내 대학 교원 또는 박사학위 취득 후 10년 내 연구자를 말한다.
신진 연구자에게 직접 주는 연구비 규모도 3억원으로 현재 1.5억원의 두 배로 높이기로 했다. 과제 수는 올해 450개에서 내년 800개로 늘린다. 박사후연구원을 대상으로 지원하는 세종과학펠로십 과제 지원 규모도 1100개로 올해 600개보다 두 배 가까이 확대한다.
과기정통부는 지난 8월 말 나눠먹기 R&D, 주인이 정해져 있는 '고인 물' R&D 등을 없애 국가 R&D 효율을 높이겠다면서 내년 R&D 자금을 올해보다 3조4000억원 삭감하겠다고 밝혔다. 이후 일부 과학계와 야당을 중심으로 반발이 지속되고 있다.
장제원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은 지난 24일 과기정통부 산하 53개 기관 및 단체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R&D 예산은 반드시 구조조정해야 하고, 방만 운영을 바로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장관은 이날 행사에서 "윤석열 정부 R&D 철학은 혁신적 연구를 지원하는 것"이라며 "젊고 유능한 연구자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고 해외 우수 연구기관, 연구자와 함께 하는 공동연구를 늘리겠다"고 말했다.
이해성 기자 ih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