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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정부가 엔비디아의 저성능 인공지능(AI) 반도체를 중국에 수출하지 못하도록 한 조치를 예정보다 앞당겨 시행했다.
24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엔비디아는 이날 증권거래위원회(SEC) 공시를 통해 전날 미국 정부로부터 저사양 AI칩의 대중국 수출 금지가 즉시 시행된다는 통보를 받았다고 밝혔다. 지난 17일 미 상무부는 해당 조치를 발표하면서 30일 뒤에 적용한다고 밝혔으나 20일 이상 앞당겨 실시한 것이다.
엔비디아는 지난해 10월부터 시행된 첨단 반도체 수출 통제를 피하기 위해 저성능 AI 칩을 선보였다. 구체적으로 기존 그래픽처리장치(GPU)인 A100와 H100보다 성능을 낮춘 A800과 H800 등을 내놨다.
GPU는 챗GPT 같은 생성형 AI에서 두뇌 역할을 하는 칩이다. 엔비디아는 세계 AI용 GPU 시장에서 90%대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중국 기업 중에선 알리바바, 텐센트, 바이두 등이 엔비디아로부터 GPU를 공급받고 있다.
중국 업체들은 그동안 수출 통제 대상에서 빠진 A800과 H800을 집중적으로 사들였다. 특히 올 상반기 이후 A800 등이 새롭게 수출 통제 대상에 들어갈 것이라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판매량이 급증했다.
이날 엔비디아 최고재무책임자(CFO)인 콜레트 크레스는 공시에서 "엔비디아 제품에 대한 강력한 수요를 고려할 때, 수출 통제 시기를 앞당겼다고 해서 재무실적에 단기적으로 큰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지 않는다"고 밝혔다.
다만 엔비디아는 조치 시행일이 앞당겨진 배경에 대해서는 별도로 언급하지 않았다. 상무부도 논평을 거부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워싱턴=정인설 특파원 surisu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