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10월 25일 11:38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엔 많은 미국 주택 자산이 낮은 가격에 팔리며 부실 자산으로 여겨졌지만, 현재 미국 단독 주택은 부실 자산이 아닌 견조한 투자 자산으로 자리매김했습니다.”
케빈 하렐 케르베로스 캐피탈 매니지먼트 매니징디렉터(사진)는 25일 여의도 콘래드 호텔에서 열린 ‘ASK 2023 글로벌 대체투자 콘퍼런스’에서 ‘미국 주거용 부동산 시장과 단독 주택 임대 현황’이라는 주제로 발표하며 이같이 말했다.
케르베로스 캐피탈 매니지먼트는 1992년 설립된 글로벌 대체 투자 회사다. 사모 투자, 사모 크레딧, 부동산 등 3개 분야에 투자하고 있다. 3월 말 기준 운용자산 규모는 약 640억 달러다.
하렐 매니징디렉터는 액센츄어, 구겐하임 인베스트먼트, 웰스파고은행 등에서 투자자 관계 및 비즈니스 개발 책임자로 일하다 지난 2022년 케르베로스에 합류했다. 기관 투자가를 대상으로 주거 투자 플랫폼을 알리는 책임을 맡고 있다.
하렐 매니징디렉터는 “단독 주택 임대 시장은 36조 달러 규모이지만 이 가운데 기관투자가가 투자한 비중은 불과 3%에 불과하다”며 “주택 수급 불균형 등으로 인해 주요 투자 자산군으로서 주거용 주택의 매력은 충분하다”고 말했다.
약 24조원 규모의 글로벌 상업용 부동산은 기관투자가가 50% 이상을 투자하고 있지만 이보다 큰 시장인 미국 단독 주택에 대한 투자 열기는 크지 않았다.
하렐 매니징디렉터는 “거시적으로 주택 시장 추이를 살펴보면 부동산 가격에 영향을 끼치는 건 금리보다 수급 불균형”이라며 “지난 50년간 주택 공급 부족 현상은 완화하지 않고 꾸준히 확대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미국 주택 수요는 연간 166만 가구이지만 신규 주택 건설 수는 115만 가구에 머무르는 수준이다. 수급 불균형 환경에서 미국 주택 자산의 가치는 꾸준히 상승했다. 기존 주택 소유주의 85%가 주택담보대출을 받았는데, 2006년 이후 주택 자산 가치가 약 101% 증가하는 동안 주택담보대출 부채는 26% 증가하는 데 그쳤다.
하렐 매니징디렉터는 “주택 자산가치가 빠르게 상승하면서 실제 주택을 구매하는 비용과 임대하는 비용은 약 51% 차이로 벌어졌다”며 “미국 인구는 주택을 살 수가 없고 임대를 할 수밖에 없다는 의미이며 향후 다시 금리가 하락하면 주택 자산가치는 더욱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아파트, 산업용, 사무실 등 다른 부동산 투자 자산과 비교해 미국 단독 주택이 수익률과 안정성 측면에서도 뛰어나다고 평가됐다.
1989년부터 2022년까지 투자 자산별 무차입 수익률을 비교해보면 미국 단독 주택 자산의 수익률은 약 9.1%로 집계됐다. 산업용 부동산(10.0%)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수치다. 반면 변동성 지표는 5.8%로 다른 투자 자산 대비 가장 낮게 집계됐다.
미국 단독 주택은 매년 다수의 거래가 이뤄지는 만큼 매각을 통해 유동성을 확보하기 수월하고 자산가치를 정확히 알 수 있단 장점도 있다고 소개했다.
하렐 매니징디렉터는 “상업용 부동산 등은 가격 때문에 매각하지 못할 때도 있지만 미국 단독 주택은 매년 1만5000개씩 거래되고 있다”며 “지역이나 상황에 얽매이지 않아 투자 분산 효과를 노릴 수 있으며 매년 안정적인 임대료 상승을 예측할 수 있다”고 말했다.
최석철 기자 dolso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