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가격이 한참 올랐던 2021년에 9억원까지 올랐던 단지인데, 지금은 5억원대까지 실거래가가 떨어졌습니다. 잠깐 회복했다는 가격이 6억이니 가격 올랐다는 다른 동네와는 분위기가 다르네요.”
서울 양천구 신정동의 A공인중개사무소 대표는 최근 신정동 내 아파트 단지에 대해 “거래는 잘 되는데 가격은 오르질 않는다”고 설명했다. 서울 내에서 거래가 가장 활발한 지역인데, 대부분 하락 거래라는 것이다.
25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최근 한 달 사이 신정동 내 아파트 매매는 모두 97건 이뤄졌다. 서울 내에선 상계동(91건)이나 봉천동(81건) 등과 함께 거래가 가장 활발한 곳이다. 바로 옆 목동(81건)이나 강서구 화곡동(66건)도 거래량이 많은 지역이다.
그러나 늘어난 거래량과 달리 가격은 오히려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신정동의 신트리1단지는 지난달 전용 59㎡가 6억5500만원에 거래됐다. 부동산 급등기였던 2021년 8억8900만원까지 오르며 가격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컸는데, 지난 6월 5억5000만원에 거래되는 등 가격 하락폭이 컸다. 지난 8월 7억4000만원에 다시 거래가 이뤄지며 가격 반등 기대감이 생겼지만, 최근 호가와 실거래가 모두 다시 하락하는 모양새다.
바로 옆 목동신시가지10단지 역시 가격이 크게 내렸다. 전용 53㎡의 가장 최근 거래가는 11억원인데, 2021년 신고가(14억1000만원)와 비교하면 3억원 이상 내린 가격이다. 지난해 11월 같은 크기가 10억1000만원까지 하락한 뒤 반등세를 기록하며 12억5000만원까지 실거래가가 상승했는데, 최근 다시 하락 거래가 나오면서 일부 매물도 호가를 낮췄다.
신정동의 한 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서울 내 다른 동네보다 급매물이 많아서 급매물 위주로 소화가 되고 있는 분위기”라며 “지금 남은 호가 수준에선 매수 희망자와 눈높이 차이가 있어 거래가 더 이뤄지기는 어려워 보인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도 당분간 하락 거래가 계속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놨다. 업계 관계자는 “부동산 심리지수가 최근 하락한 데다가 수도권에서도 하락거래 비중이 점차 늘고 있다”며 “최근 몇 달 사이 가격이 반등세였는데, 숨 고르기에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유오상 기자 osy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