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대표 연설땐 고성·야유 않기로…국무위원은 제외?

입력 2023-10-24 18:24
수정 2023-10-25 02:10

여야가 국회 본회의장 및 상임위원회 회의장에 상대방을 비방하는 피켓을 부착하지 않기로 합의했다. 또 본회의장에서 상대 당 대표가 연설할 때 고성을 지르거나 야유를 보내지 않기로 했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지난 23일 김진표 국회의장 주재로 만나 이같이 합의했다고 24일 밝혔다. 윤 원내대표는 이날 국정감사대책회의에서 “회의장 분위기를 개선해야 한다는 데 공감대를 이루고, 본회의장과 상임위 회의장에 피켓을 소지하고 부착하는 행위를 안 하기로 서로 합의했다”며 “본회의장에서 고성이나 야유를 하지 않는 것도 합의했다”고 말했다. 이 같은 결정의 배경에 대해 “국회가 지나치게 정쟁에 매몰됐다는 모습을 보이는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 여야가 이런 노력을 앞으로 함께 지속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홍 원내대표도 민주당 국감대책회의에서 “여야가 입장이 바뀔 때마다 손피켓을 들고 들어가고 회의가 파행되는 것이 반복됐다”며 “본회의장과 상임위 회의장에서 손피켓을 들고 가지 않기로 했다”고 말했다. 홍 원내대표는 의원총회 등에서 이 같은 합의 결과를 의원들에게 설명하고 동의를 구할 예정이다.

여야 원내대표 간 합의는 내년 총선을 앞두고 정치권에 대한 비판을 의식한 결과로 보인다. 다만 국무총리 등 국무위원에 대한 야유는 제한하지 않아 대정부질문이나 한동훈 법무부 장관의 체포동의안 설명 등에서는 비방과 고성이 이어질 전망이다.

특정 이슈와 관련해 상대 당을 비방하기 위해 의원들이 상임위 회의장 자리 앞에 피켓을 걸어 상대 당 의원들이 퇴장하며 회의가 중단되는 사례가 비일비재했다. 올해 국감에서도 국방위원회와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회의가 이 같은 문제로 중단됐다.

양당 대표와 원내대표 등의 본회의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는 다른 당 의원들이 고성과 야유를 되풀이해 연설이 중단되는 사례가 잦았다. 올 6월 임시국회 교섭단체 대표 연설에서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민주당을 비판하자 정청래 민주당 의원을 비롯한 야당 의원들이 “울산 땅”을 큰 소리로 연호해 연설이 차질을 빚기도 했다.

노경목 기자 autonom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