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이 중국 공산당 중앙외사판공실 주임 겸 외교부 장관이 26~28일 미국을 방문한다고 미국 국무부가 23일(현지시간) 밝혔다. 연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간의 정상회담 준비를 위한 방문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미국은 다음달 중순 샌프란시스코에서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개최한다. 이번 왕 장관의 미국 방문은 APEC 정상회의에 앞서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부 장관과 미·중 정상회담 의제 등을 놓고 실질적인 협의를 하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미 국무부는 “미·중 외교장관은 양자 및 역내 이슈, 글로벌 문제 등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양국 관계는 올초 중국의 정찰풍선이 미국 본토 상공을 침범했다가 격추된 이른바 ‘정찰풍선 사태’로 악화일로를 걸었다. 지난 6월 블링컨 장관을 시작으로 미국 상무·재무부 장관 등이 잇달아 방중하면서 고위급 대화가 재개됐다. 하지만 미국이 대(對)중국 반도체 규제를 강화하고, 중국은 갈륨·게르마늄·흑연 등 핵심광물 수출통제로 맞서면서 대결 국면을 이어 왔다.
이번에 미·중 정상회담이 미국에서 열린다면 바이든 대통령과 시 주석의 만남 자체가 의미 있다는 평가다. 전략적 경쟁자로 대립하는 양국 관계가 근본적으로 달라지긴 어렵다 점에서다.
베이징=이지훈 특파원 liz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