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 합병을 결정한 셀트리온·셀트리온헬스케어가 24일 6% 넘게 급등했다. 전날 국민연금공단이 합병안에 기권표를 던지며 주식매수청구권 행사 우려가 불거졌지만 회사 측이 자사주 매입에 나서고 개인투자자의 매수세가 몰리면서 이를 상쇄했다.
셀트리온은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6.76% 오른 15만100원에 마감했다. 셀트리온헬스케어는 7.35% 오른 6만7200원에 장을 마쳤다. 셀트리온그룹이 지난 8월 두 회사의 합병을 의결하면서 제시한 주식매수청구권 행사가격인 15만813원, 6만7251원에 근접했다.
주가를 끌어올린 것은 셀트리온의 자사주 매입 효과로 분석된다. 이날 셀트리온은 자사주를 21만5387주, 셀트리온헬스케어는 24만4000주 매수했다. 종가 기준 각각 323억원, 163억원어치다.
전날 셀트리온그룹은 주가 부양을 위해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가 자사주를 각각 3450억원, 1550억원어치 신규 매입하고 기존 자사주 물량 3600억원은 소각하겠다고 밝혔다. 합병안 통과 소식에도 불구하고 지난 23일 셀트리온은 1.13%, 셀트리온헬스케어는 1.42% 하락하며 약세를 보였다. 셀트리온 지분의 7.43%를 쥔 최대 기관투자가 국민연금이 주식매수청구권 행사를 위해 합병안에 기권표를 던졌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다.
증권가에서는 두 회사 주가가 매수청구권 가격을 밑돌더라도 현재와 큰 차이가 없다면, 국민연금이 실제로 매수청구권을 행사하진 않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국민연금은 2016년 미래에셋증권과 미래에셋대우의 합병 당시에도 반대 의견을 냈지만, 이후 두 회사 주가가 상승하자 주가 상승 이익이 더 크다고 판단해 청구권 행사를 포기한 바 있다.
셀트리온그룹이 적극적으로 주가 부양에 나서자 소액주주들도 이에 호응해 주식을 매입하고 있다. 온라인 종목토론방에는 “다음달 13일까지 매일 100주씩 매수하겠다” “개미들이 1주 사기 운동을 펼쳐야 한다” 등 개인투자자들의 매수를 독려하는 글이 잇따라 올라오고 있다.
배태웅 기자 btu104@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