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복지부가 2010∼2014년도에 태어났지만 아직도 주민등록번호가 없는 아동 9603명의 소재·안전 확인을 위한 전수조사에 나선다고 24일 밝혔다. 앞서 2015년부터 2023년 5월 사이에 태어난 임시신생아번호 아동에 대한 조사를 실시한 데 이어 범위를 넓힌 것이다.
임시신생아번호는 출생신고 전에 예방접종 등을 위해 부여하는 임시 번호다. 출생신고를 하게 되면 주민등록번호로 대체되지만, 출생신고가 되지 않으면 시스템상에 임시신생아번호로 남게 된다. 임시신생아번호만 남은 아동 중에서는 아무도 모르게 사망했거나 출생 신고가 되지 않은 채 ‘유령 아동’으로 살고 있는 아이들이 있을 수 있다.
복지부가 지난 6~7월 임시신생아번호로 남아있는 2015~2022년생 2133명에 대해 전수 조사에 나선 결과 생존이 확인된 아동은 1025명, 사망 아동은 249명으로 나타났고 경찰 수사 중인 아동이 814명에 달했다. 확인된 사망 아동만 조사 대상의 12%에 달하는 점을 감안하면 2010~2014년생 가운데선 1000명 이상의 아동이 사망한 것으로 확인될 가능성이 있는 셈이다.
복지부는 오는 12월 8일까지 지방자치단체 행정조사를 실시하고, 조사 결과에 따라 필요하면 경찰에 수사를 의뢰하는 방식으로 전수 조사를 진행한다. 지자체 조사 단계에서는 복지 담당 공무원과 가족관계·주민등록 담당 공무원이 함께 가정을 방문해 아동의 출생신고 여부와 소재·안전을 확인한다.
이기일 보건복지부 1차관은 “전수 조사를 통해 아동의 소재, 안전을 신속히 확인하겠다”며 “모든 아동이 안전하게 보호받으며 성장할 수 있도록 관련 제도를 더욱 촘촘히 보완하겠다”고 말했다.
황정환 기자 j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