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10월 25일 08:44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법무부는 2023. 1. 26.에 정부 업무보고를 통해 ‘2023년 법무부 5대 핵심 추진과제’를 발표하였고, 그 중 하나인 ‘미래 번영을 이끄는 법질서 인프라 구축’의 일환으로 기업환경 개선 및 주주보호 강화를 위한 상법 개정 계획을 공표하였다. 이중에는 특히 미국과 일본, 유럽 등 선진국 등에서 도입되어 최근 Covid-19 상황에서 상당한 활용이 되었고, 우리나라에서도 그 필요성이 논의되어 온 전자주주총회 도입이 포함되어 있어서 시장과 기업의 상당한 주목을 받았다.
이에 대한 후속 조치로서 법무부는 2023. 8. 24. 전자주주총회 제도 및 주식매수청구권 제도 개선 등에 관한 상법 개정안에 대한 입법 예고를 하여 전자주주총회에 대한 구체적 상법 개정안을 발표하였다. 위 상법 개정안이 입법되어 전자주주총회가 도입될 경우 향후 소수주주 대응 및 주주총회 운영에 있어서 근본적인 변화가 예상되므로, 상장회사에서도 이에 대한 사전적 준비가 필요할 수 있다. 전자주주총회 관련 상법 개정안의 구체적 내용을 주주총회 진행 순서에 따라서 구성하고, 그에 따른 기업의 유의사항을 설명하면 다음과 같다. 1. 주주총회 의결권 위임, 서면투표 및 전자투표 등 사전 권리행사기존에 정관의 근거 규정을 요건으로 했던 서면투표제도를 전자투표제도와 동일하게 이사회 결의만으로 시행이 가능하도록 허용하였다(상법 개정안 제368조의 3). 현재 상법 제368조의 3에 의하면 서면투표는 정관에 규정이 있는 경우만 가능해서 이사회 결의로 시행이 가능한 전자투표에 비해서 규제가 엄격하여 주주의 의결권 행사를 제약하고 형평에 벗어난다는 비판이 있었다. 위 상법 개정안에 의하면 서면투표제도의 활용이 보다 확대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서면투표와 전자투표의 경우에는 주주총회일 전에 가능하도록 행사기간을 명확화하였다(상법 개정안 제368조의 3 및 제368조의 4). 기존에도 상법 제368조의 4 및 상법 시행령 제13조 제2항 제2호에 의해서 전자투표의 종료일은 주주총회 전일까지로 하고 있었는데, 서면투표는 그 종기에 대한 제한이 없어서 통상적으로 주주 출석 표결 인정과 동일한 기준으로 주주총회 개회 시점 혹은 보다 정확하게 해당 의안 표결 완료 시점까지 회사에 도달한 서면투표는 유효하게 인정하는 것이 통상적이었다. 상법 개정안에 의하면 서면투표도 주주총회 전일까지만 가능하게 되므로, 주주총회일에 회사에 도달한 서면투표는 무효 처리되므로 주주총회 진행 및 의결권 확보 시에 이를 유의할 필요가 있다.
서면투표 혹은 전자투표로 의결권을 행사한 주주는 정관에 다른 정함이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총회에 출석하여 의결권을 행사할 수 없도록 하여서 서면투표 및 전자투표의 현장 철회를 금지하였다(상법 개정안 제368조). 기존에는 서면투표 또는 전자투표를 한 주주도 본인 혹은 대리인(전자투표 혹은 서면투표 시점 이후에 위임을 받은 대리인)이 주주총회에 현장 출석하여 이와 다른 내용으로 표결을 하는 경우에는 주주의 최종적 의사를 존중하여 현장 표결이 서면투표 혹은 전자투표에 우선하는 것으로 해석하는 것이 통상적이었다. 따라서 실제 현장 주주총회 과정에서 이미 서면투표 혹은 전자투표를 한 주주를 접촉하여 위임장을 받고 그 과정에서 의결권 대리행사권유의 적법성 혹은 위임장의 진정성 여부가 문제되는 등 논란이 있는 경우가 많았다. 위 상법 개정안에 의하면 서면투표 혹은 전자투표로 의결권을 행사한 주주는 이를 명시적으로 철회하지 않는 이상 본인 또는 대리인을 통한 현장 출석이 금지되고, 위 서면투표 혹은 전자투표 철회도 그 투표 시한인 주주총회 전일까지 가능하다고 볼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되므로, 현장 철회는 금지될 수 있어서 이를 유의할 필요가 있다.
주주총회 의결권 대리행사의 경우 서면 위임장 외에 전자문서 위임 증명서류 제출이 허용된다(상법 개정안 제368조). 2. 주주총회 소집 통지전자문서에 의한 주주총회 소집 통지를 위한 주주 동의 방식과 관련하여 대통령령에 따라 전자적 방법으로 주주의 동의를 받을 수 있음을 명문화하였다(상법 개정안 제363조). 기존에는 이메일 등 전자문서를 통한 주주총회 소집통지를 위해서는 별도로 주주 동의를 받아야 했는데, 그 동의에 대한 증빙방법 등이 전자문서를 통해서 간이하게 가능한지 여부가 명확하지 않아서 결국 실제 서면 송부에 의한 소집통지를 하는 것보다 위 주주 동의를 받는 것에 시간과 비용이 더 들 우려가 있었다. 따라서 전자문서 주주총회 소집통지가 활발하게 활용되지 않았다. 물론 상법 제542조의 4 및 상법 시행령 제31조에 의하여 1% 이하 지분 주주에 대해서는 주주총회 소집통지를 공고로 갈음할 수 있으나, 1% 초과 주주에 대해서는 위와 같은 이유로 전자문서 통지가 제한되고 직접 우편 배송 등에 의한 소집통지를 하여야 해서 이에 대한 시간과 비용이 상당히 소요되었다. 상법 개정안에 의하면 전자적 방식으로 일괄하여 전자문서 소집통지에 대한 주주 동의를 받고 전자문서로 주주총회 소집통지를 하는 것이 가능해 질 수 있어서 주주총회 소집통지에 대한 기업의 부담이 감소할 수 있다고 생각된다. 3. 주주총회의 개회 및 진행기존의 현장주주총회 방식 외에 정관에 따라 아래 유형의 전자주주총회를 허용하게 된다.
ㄱ) 주주 전부가 전자통신수단에 의하여 출석하는 ‘완전전자주주총회’(현장주주총회와 병행전자주주총회를 배제하고 완전전자주주총회만 허용하는 것은 불가능)
ㄴ) 주주가 소집지 출석과 전자통신수단 출석 중 선택할 수 있는 ‘병행전자주주총회’
현행 상법 상으로는 상법 제364조의 주주총회 소집지 규정의 해석 상 물리적인 장소에서 주주총회를 소집하는 것이 강제되었는데, 상법 개정안에 따르면 전자주주총회 방식으로 주주가 전자적으로 주주총회에 출석하고 안건의 심의 및 의결하는 것이 가능해진다. 물론 기존에도 대규모 상장회사들이 온라인주주총회라는 이름으로 주주가 전자적 방식으로 주주총회를 참관하고 의안에 대한 질의 및 발언을 하는 것을 가능하도록 주주총회를 운영한 사례가 상당히 있었다. 그러나 위 현행 상법 상 주주가 주주총회 당일 온라인 중계를 시청하면서 주주총회 안건에 대해 온라인으로 투표하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에 사전에 전자투표를 통해 의결권을 행사하거나 의결권 대리행사를 신청해야 했다. 상법 개정안에 따라서 전자주주총회가 도입되는 경우 완전한 의미의 온라인주주총회가 가능해질 것으로 생각된다.
회사가 병행전자주주총회를 개최하는 경우에 주주는 소집지에 직접 출석하는 방식과 전자통신수단에 의하여 출석하는 방식 중 어느 한 가지 방식에 의하여만 총회에 출석할 수 있고, 회사는 주주의 대리인이 병행 전자주주총회에 전자통신수단에 의하여 출석하여 의결권을 행사하는 것을 제한할 수 있게 된다(상법 개정안 제368조의 6).
총회에서는 회의의 속행 또는 연기의 결의를 할 수 있고, 이 경우 속회 또는 연기회는 상법 제363조에 따라 소집된 총회와 다른 방식으로 개최할 수 있다. 전자주주총회에서 전자통신의 장애 등으로 인하여 의사진행에 현저한 지장이 생긴 때에는 총회의 결의 또는 의장의 직권으로 회의를 속행 또는 연기할 수 있도록 하여서 전자주주총회의 경우 의장 직권으로 인한 총회 속행 또는 연기가 허용된다. 회의가 속행 또는 연기되는 경우 주주는 제363조에 따라 소집된 총회에 출석했던 방식과 다른 방식으로 속회 또는 연기회에 출석할 수 있다(상법 개정안 제372조). 전자주주총회의 경우에 전자통신의 장애가 생기게 되면 주주총회 연기 혹은 속행을 위한 결의 자체도 불가능하게 되므로, 이를 고려하여 기존과 달리 주주총회 결의를 거치지 않고 의장의 직권으로 인한 주주총회 속행 또는 연기가 허용된다.
주주의 질의 방법 및 절차, 의장의 의사진행 등 전자주주총회의 운영과 그 밖에 필요한 사항은 대통령령으로 정하도록 하여서 질의 방법 및 절차, 의사진행 관련 세부규제를 도입하였다(상법 개정안 제373조). 전자주주총회의 경우 주주들의 질의 및 발언을 온라인 방식으로 의장이 통제하거나 금지할 수 있어서 불공정한 주주총회 운영이 문제될 수 있고, 의안 표결에 대한 검표 등에도 회사에 반대하는 소수주주가 참여할 수 없다는 한계가 있다. 그래서 상법 개정안에서도 정관에서 현장주주총회와 병행전자주주총회를 배제하고 완전전자주주총회만 허용하는 것은 불가능하도록 하여서, 소수주주가 상법 제366조의 주주총회 소집청구권을 통해서 현장주주총회 혹은 병행전자주주총회 소집을 청구하는 것이 가능하도록 하고 있다. 또한 전자주주총회 자체의 진행에 대해서도 위와 같은 우려를 고려하여 상법 시행령을 통해서 전자주주총회에서의 주주 질의 방법 및 절차, 의사진행 관련 세부규제가 도입될 것으로 보인다. 현행 상법에서는 주주총회 진행에 있어서 주주의 질문권 및 이에 대한 회사의 설명의무에 대한 세부적인 규정이 없고, 다만 주권에 내재하는 권리로서 주주는 주주총회 의안에 대한 질문권을 가지고, 주주총회 의장은 설명의무를 부담한다고 해석하는 것이 통상적이다. 그리고 주주총회의 절차에 법령 또는 정관 위반이 있거나 현저하게 불공정한 경우 상법 제376조의 주주총회 취소의 소 제기가 가능하다. 하지만 상법 개정안이 입법될 경우 구체적인 의사진행방식 세부 규제가 규정되므로 이를 유의할 필요가 있다. 위 규제를 위반할 경우 그 자체로 주주총회 절차의 법령 위반으로 인정되어서 주주총회 결의 취소 사유에 해당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서 통상적인 주주총회에서는 상법 제363조의 2에 의한 주주제안권을 행사한 주주에게는 동조 제3항에 의한 의안 설명기회를 충분히 부여하되, 다른 주주에 대해서는 의사진행의 신속성 및 효율성 측면에서 안건 당 1회 5분 이내의 발언 혹은 질문 기회만을 허용하는 경우가 많다. 상장회사회사 협의회의 상장회사 표준주주총회 운영규정 제24조에서도 같은 취지로 규정하고 있다. 위 주주 질의 절차 및 방식에 대한 세부규제가 도입되는 경우 위와 같은 관행의 변화가 생길 수도 있으므로 유의할 필요가 있다. 4. 주주총회 종료 후 의사록 작성 및 기록 유지주주총회 의사록에는 총회의 개최방식, 의사의 경과요령과 그 결과를 기재하고 의장과 출석한 이사가 기명날인 또는 서명하도록 하여서 총회 개최방식의 의사록 기재 의무를 명문화하였다(상법 개정안 제368조의 5).
회사는 대통령령이 정하는 바에 따라 전자주주총회의 개최에 관한 기록을 총회가 끝난 날부터 5년간 보존하여야 하고, 회사는 위 기록을 총회가 끝난 날부터 3개월간 본점에 갖추어 두어야 하며, 주주는 영업시간 내에 기록의 열람을 청구할 수 있다(상법 개정안 제368조의 5). 5. 주주총회 취소의 소 등 절차하자에 대한 쟁송전자주주총회에서 전자통신의 장애 등 기술적 사유로 인하여 의결권 행사, 의사 진행 등 결의방법에 흠이 생긴 경우 이를 이유로 상법 제376조에 정한 주주총회 결의의 취소의 소를 제기할 수 없고, 다만 회사의 고의 또는 중과실로 인한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상법 개정안 제368조의 5). 전자주주총회에서는 전자통신의 일시적 장애에 따라서 참석 주주의 접속이 일시적으로 중단되고 그에 따라서 질의 등 발언이자 표결 참여가 제한될 수 있다. 이러한 전산 장애는 회사 및 전자주주총회 관리기관 시스템의 하자로 전체 참석 주주에게 동일하게 발생할 수도 있지만, 개별 주주 측의 접속 장애 등으로 일부 주주에게만 발생할 수도 있다. 이러한 다양한 전산장애 위험이 모두 주주총회 취소의 소로 연결되는 경우 전자주주총회의 안정적 운영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므로 상법 개정안은 이에 따른 주주총회 취소의 소 제기를 제한하고 있다. 다만 실제로 위와 같은 상황이 발생하는 경우에는 접속이 차단되거나 권리행사에 장애가 생긴 주주들의 상당한 문제제기 및 논란 등이 가능하고, 상법 개정안에서도 회사의 고의 또는 중과실의 경우에는 주주총회 취소의 소를 허용하고 있으므로 전자주추총회 전산 장애로 인한 분쟁 가능성에 상당히 유의할 필요가 있다. 특히 표결 과정에서는 일부 주주에게 전산장애가 발생한 경우 대응 방안 및 처리 기준 등을 합리적으로 마련하고 이를 미리 주주들에게 공고하여 불필요한 분쟁을 방지하는 것을 고려할 수 있다. 일본의 개정 산업경쟁력강화법 및 그 하위 규정인 산업경쟁력강화법에 근거한 장소를 정하지 않은 주주총회에 관한 성령에서는 현장대체형 전자주주총회(상법 개정안 상의 완전 전자주주총회) 개최를 위한 요건으로 통신방법에 관한 장애대책에 대해 방침을 정하고 있을 것 및 통신방법으로서 인터넷을 사용하는 것에 장애가 있는 주주의 이익확보를 배려하는 것에 대한 방침을 정하고 있을 것을 정하고 있어서, 이러한 입법례도 참고할 수 있다.
법무부는 입법예고 절차를 통해 각계의 의견을 폭넓게 청취하고, 금년 정기국회에서 상법 개정안을 통과시켜 2024년 연중 시행할 수 있도록 추진할 예정이라고 발표하였고, 실제 입법 과정에서 전자주주총회 도입 시기 및 내용 등은 현재 입법예고된 상법 개정안과 달라질 가능성도 있다. 전자주주총회 도입을 포함하여 주주총회 운영 규제가 변경되는 경우, 위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현재 상법 개정안 명문 규정으로 개선되는 사항 자체도 상당히 광범위한 내용이고, 이외에 실제 전자주주총회 운영 과정에서 다양한 법리적, 실무적 쟁점들이 있을 수 있어서 유의가 필요하다.
<i>*변호사, 법학박사. 본고는 필자의 개인적인 견해이며, 필자가 속한 법률사무소의 공식적인 입장과는 하등의 관련이 없습니다.</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