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은 인건비·세금…獨 산업현장 경쟁력 추락 불러"

입력 2023-10-23 18:08
수정 2023-10-24 0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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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하엘 휘터 독일경제연구소(IW) 소장(사진)은 독일의 인구 고령화 문제를 “경제 구조를 변화시키려는 노력에도 불구하고 언제든지 이를 저해할 수 있는 ‘다모클레스의 검’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휘터 소장은 23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서면 인터뷰에서 이 같은 지적을 했다. 다모클레스의 검이란 권력자의 머리 위에 한 가닥의 말총에 매달린 칼이 있는 상황을 비유한 고대 그리스의 속담에서 비롯된 말이다. 독일 경제가 인구 구조 변화로 인해 언제든지 위기에 처할 수 있다는 의미다.

그는 “에너지 비용과 더불어 독일에선 임금을 비롯한 노동비용과 세금이 비교적 높은 편”이라며 “이는 (인력 채용 과정에서 기업에 부담을 줘) 산업현장의 경쟁력을 떨어트리는 요인”이라고 강조했다.

독일의 생산가능인구는 20세기 말 정점을 찍었지만, 수백만 명의 이민자가 유입되고 여성의 경제활동 참가율이 높아지면서 인구통계학적 ‘충격’이 지연돼 왔다. 그러나 2020년대 들어 베이비부머의 은퇴 시기가 도래하면서 노동력 감소는 더 이상 늦출 수 없는 거센 흐름이 됐다. 국제통화기금(IMF)의 독일 대표부 책임자인 케빈 플레처는 “인구 고령화에 따른 역풍은 이미 닥쳐왔고, 앞으로 수년 동안 가속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인구 고령화와 같은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려면 꼭 필요한 분야에 선별적인 투자가 우선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휘터 소장은 “산업 구조 변혁과 경제 성장의 관점에서 ‘투자 촉진’과 ‘선별’ 사이의 균형점을 찾는 것이야말로 독일 경제 당국과 정치권이 집중해야 할 일”이라고 강조했다.

장서우 기자 suw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