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안군 3년 만에 '햇빛연금' 100억 돌파

입력 2023-10-23 19:07
수정 2023-10-24 00:37

전남 신안군의 ‘햇빛연금’ 지급액이 도입 2년6개월 만에 100억원을 넘어섰다. 햇빛연금은 태양광발전소를 지은 지역의 주민에게 분기별로 주는 연금이다.

23일 신안군에 따르면 2021년 4월 26일 처음 지급한 이후 올해 3분기까지 주민들이 받아간 햇빛연금 금액이 100억원을 돌파했다.

맨 처음에는 17억원이던 지급액도 꾸준히 증가하면서 지난 3분기에는 47억원을 기록했다. 전국 지방자치단체 중 신재생에너지 발전으로 얻은 이익을 주민에게 현금으로 나눠주는 곳은 신안군이 유일하다.

신안군은 2018년 10월 주민과 태양광 사업자가 에너지 개발 이익을 주민과 나누는 ‘신안군 신재생 에너지 개발이익 공유 등에 관한 조례’를 제정해 햇빛연금의 법적 근거를 다졌다.

현재 신안군에선 안좌도·자라도·지도·사옥도·임자도 주민 1만775명이 햇빛연금을 받고 있다. 신안군 전체 인구(9월 말 기준 3만8110명) 중 28.2%에 해당한다.

태양광발전소와 가까운 곳에 사는 사람일수록 더 많은 금액을 받고 있다. 가족 수가 많은 사옥도의 한 가구는 연간 1690만원을 수령한다.

공사가 진행 중인 비금면과 공사 진행 예정인 신의면·증도면에서도 태양광발전소가 가동되면 햇빛연금을 받는 사람이 전체 인구의 45%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신안군은 지난 5월부터는 햇빛연금을 받지 못하는 지역에 거주 중인 18세 미만 주민 2000여 명에게도 1인당 연간 40만원씩 ‘햇빛 아동수당’을 지급하고 있다. 내년부터는 지급액을 80만원으로 늘릴 계획이다.

박우량 신안군수는 “재생에너지 개발이익 공유정책을 시행하는 초기엔 어려움이 많았지만, 주민들의 신뢰에 힘입어 햇빛연금 지급을 실현했다”며 “2030년까지 8.2GW 규모 해상풍력 발전단지를 조성하면 군민 한 사람당 연간 600만원의 연금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안=임동률 기자 exi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