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기업도시를 표방하는 울산시가 지난 1년4개월여 동안 17개 국내외 기업으로부터 총 15조원 규모의 직접 투자를 유치했다.
23일 울산시에 따르면 김두겸 울산시장이 취임한 지난해 7월부터 이달 17일까지 국내 기업에서 5조2580억원, 외국 기업에서 10조2541억원을 유치한 것으로 집계됐다. 전체 투자 유치액은 15조5121억원으로, 1년4개월이 채 되지 않는 기간임을 감안하면 김 시장은 한 달 평균 1조원을 유치하는 진기록을 세운 셈이다.
이는 송철호 전임 울산시장이 재임했던 2018년 7월부터 2022년 6월까지 4년 동안 유치한 15조2982억원보다 2139억원 더 많은 규모다.
김 시장의 이 같은 기업 투자 유치 성과는 그가 취임 초부터 공무원들을 사업 현장에 파견해 인허가를 물심양면으로 돕는 등 기업하기 좋은 여건 조성에 적극 나선 것이 촉매제 역할을 했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고려아연은 지난 17일 울산시와 2차전지 소재 공장 신·증설 투자협약을 맺고, 1조원을 투자해 고순도 니켈 공장 등을 신설하기로 했다. 고려아연은 지난해 11월에도 울산시와 1조원 규모의 전구체와 전해동박 생산 공장 신·증설 투자협약을 체결한 바 있다.
김 시장은 “‘기업하기 좋은 환경’ 조성에 적극 앞장섰더니 기업들도 자연스럽게 울산 투자를 결정하는 것 같다”며 “투자 유치 전담매니저 지정, 투자 유치 민관 협의체 운영 등으로 투자 결정부터 사업 진행과 완료까지 투자 전 주기에 걸쳐 기업 지원에 매진하겠다”고 말했다.
현대자동차는 2조3000억원을 들여 조만간 울산공장 내 전기차 신공장 건축 공사에 들어간다. 울산시가 통상 3년이나 걸리는 건축허가 업무를 10개월 만에 처리하면서 미래차 생산에 속도를 내고 있다.
울산시는 현대차 울산공장 내 주행 시험장 부지 55만㎡에 연면적 33만㎡ 규모의 전기차 신공장 건축 허가 절차를 지난 9월 완료했다. 지난해 9월 전국 최초로 전담 공무원을 현대차에 파견해 각종 인허가 행정 지원에 나서 공장 부지 조성부터 건축 허가까지 통상 3년 정도 걸리는 행정 절차를 10개월 만에 마무리했다. 현대차의 울산 전기차 전용 공장은 1996년 충남 아산공장 가동 이후 29년 만에 들어서는 국내 신공장이다. 현대차는 2025년 말부터 본격적으로 전기차를 생산할 계획이다. 김 시장은 ‘대한민국 지방영업사원 1호’를 자처하며 기업 활동에 장애 요인이 되는 불합리한 정부 규제 개선에도 목소리를 내고 있다.
비수도권의 개발제한구역 해제 권한을 기존 30만㎡에서 100만㎡ 미만으로 확대한 것이 대표적인 성과로 손꼽힌다. 울산시 주도 아래 발전 사업자가 수요자에게 직접 전기를 공급할 수 있는 ‘분산에너지 활성화 특별법’도 마련돼 내년 6월 본격 시행을 앞두고 있다. 김 시장은 “기업하기 좋은 여건 조성으로 비즈니스 도시 울산을 전국에서 사람이 몰려드는 일자리의 바다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울산=하인식 기자 ha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