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대재해처벌법 시행 이후 최다 중대재해 발생 사업장이란 오명을 쓰고 있는 DL(디엘) 이앤씨가 속한 DL그룹 이해욱 회장이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의 국정감사 출석 요구에 대해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한 사실이 확인됐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 따르면 이 회장은 23일 국회 환노위에 고용노동부 종합감사에 불출석한다며 사유서를 제출했다. 국회 환노위는 지난 19일 전체회의에서 이 회장을 오는 26일 열리는 종합감사 증인으로 추가 채택한 바 있다.
이 회장은 ‘불출석 사유서'에서 지난 8월부터 계획됐던 해외 순방을 사유로 들었다. 비행기표 사본을 첨부한 이 회장은 "지난 8월 러시아 모스크바를 방문해 사업 지속성에 대한 논의와 점검을 진행했고 이후 10월 초까지 두바이에 방문해 해외 화학에너지 개발사들과 해외 사업기회를 논의했다"며 "6일부터 미국에 체류하고 있으며 23일 미국 연방정부의 해상운송 감독기관을 만나 파나마 항만 사업에 참여하는 계획을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DL이앤씨가 시공한 건설현장에서 연이어 발생한 중대재해 관련해 송구스러운 마음을 전해 드린다"며 "그룹 전체가 합심해 안전한 사업장 조성을 위해 쇄신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1월 27일 중대재해법 시행 이후 DL이앤씨 소속 사업장에서는 중대재해가 7건 발생해 노동자 8명이 숨졌다. 단일 업체 단위로는 가장 큰 규모다.
이 때문에 DL이앤씨 전국 사업장 79곳은 올해 7월 노동부로부터 일제 감독을 받았다. 감독 결과 61곳(77.2%)에서 법 위반사항이 209건 적발됐다.
이정식 고용부 장관도 “시공능력순위 3위 업체로서 중대재해 예방에 모범을 보여야 할 디엘이앤씨에서 반복적으로 사망사고가 발생하는 것은 용납할 수 없는다”며 “사고에 대한 책임을 엄정하게 묻고 개선결과를 계속 확인하겠다”고 경고한 바 있다.
곽용희 기자 ky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