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년 전 벌어진 성폭력 사건의 범인이 과거 ‘진주 연쇄살인범’인 신대용으로 밝혀져 법정에서 유죄 판결이 나왔다. 이번 장기 미제사건을 해결하는 데는 검찰의 DNA(유전자 정보) 전수 조사가 큰 기여를 했다는 평가다.
대검찰청은 23일 'DNA 데이터베이스' 활용 수사를 통해 신대용 등 총 11명을 기소해 그 중 9명에 그 중 9명에 대한 유죄 판결이 선고·확정됐다고 밝혔다. 나머지 2명은 1심 재판을 받고 있다.
신대용은 2000년 5월 한 주택에 침입해 여성을 흉기로 찔러 성범죄를 저지르려다 미수에 그치고 달아났다. 그 후 이 사건은 오랫동안 누가 범인인지 밝혀지지 않았다. 그러다 검찰과 경찰이 DNA 데이터베이스를 활용한 과학수사를 동원해 범인이 신대용임을 밝혀내 지난 6월 그를 기소했다. 이 사건을 맡은 수원지방법원은 지난 18일 신대용에게 징역 10년, 신상정보 공개·고지명령 10년, 취업제한명령 10년, 보호관찰 5년을 선고했다. 신대용은 이미 진주시에서 30대 주부 등 세 명을 살해한 범죄로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수감돼 있다.
검찰은 지난해 11월 연쇄성폭행범 김근식의 15년 전 아동 성폭력 범행을 밝혀낸 것을 계기로 장기 미제사건 수사에 DNA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경찰과 협력해 DNA 기록은 있으나 인적사항이 불특정된 사안 등을 전수 점검해 대검 및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에 기록된 DNA와 대조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범행 현장에서 확보된 DNA 신원 확인정보의 데이터베이스 수록 여부를 확인한다. DB 수록 및 검색을 통해 범인의 신원이 특정되면 본격적으로 수사에 착수한다.
대검찰청 관계자는 “DNA 데이터베이스를 활용한 과학수사를 통해 오랜 시간이 흘렀더라도 범인을 끝까지 추적해 죄에 상응하는 처벌을 받게 하겠다”고 말했다.
김진성 기자 jskim1028@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