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풍제지 사태' 미수금 5000억…키움증권, 20% 넘게 급락

입력 2023-10-23 09:10
수정 2023-10-23 09:11

키움증권이 '영풍제지 하한가 사태' 여파로 장초반 급락하고 있다.

23일 오전 9시 4분 현재 키움증권은 전거래일 대비 2만400원(20.34%) 내린 7만99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지난 20일 키움증권은 영풍제지 하한가로 인해 고객 위탁계좌에서 미수금이 발생했다고 공시했다. 미수금 규모는 약 4943억원으로 회사 측은 "반대매매를 통해 미수금을 회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고객의 변제에 따라 최종 미수채권 금액은 감소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 영풍제지 하한가 사태로 키움증권의 리스크 관리 문제가 지난 4월 '라덕연 사태'에 이어 6개월 만에 또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다른 증권사와 달리 지금껏 증거금률을 낮게 설정해온 탓에 주가 조작 세력의 타깃이 됐단 지적이다. 이번 시세 조종 과정에서 키움증권 계좌가 대거 사용된 것으로 드러났다.

키움증권은 영풍제지 하한가 사태가 터진 지난 18일까지 증거금률을 40%로 유지하다가 거래가 정지된 19일에서야 100%로 조정했다. 미래에셋증권,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 삼성증권, KB증권, 신한투자증권 등은 올해 초부터 지난 7월까지 영풍제지 증거금을 100%로 상향한 것과 대조적이다. 증권사가 증거금률을 100%로 설정하면 해당 종목은 오로지 현금으로만 매수할 수 있어 미수거래가 막힌다.

영풍제지는 뚜렷한 이유 없이 올해만 주가가 700% 넘게 올라 제지업체이지만 주가수익비율이(PER)이 300배가 넘었다. 그러다 지난 18일 돌연 하한가로 급락했고, 19일부터 금융당국에 의해 거래가 정지됐다.

신현아 한경닷컴 기자 sha01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