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그룹의 부품 계열사 6개 노동조합 지회가 현대차·기아와 동일한 특별격려금 및 성과금 지급을 요구하며 공동 파업을 예고하고 나섰다. 그룹의 ‘형님 격’ 계열사들이 이미 임금 협상을 마무리했지만 파업 전운이 걷히지 않고 있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트랜시스·현대로템·현대엠시트·현대비엔지스틸의 6개 노조 지회는 지난 20일 ‘코로나 격려금 및 성과금 미지급분을 쟁취하자’는 내용의 공동 성명서를 내고 24일과 26일 부분 파업을 동시에 진행하기로 지침을 정했다.
이들 노조는 “코로나19 상황에서 현대차가 최대 실적을 달성한 것은 그룹사 모든 노동자의 동일한 희생으로 만들어졌음에도 그룹은 차별적 성과주의로 갈라치기하고 있다”며 “2023년 임금 교섭과 미지급 격려금, 성과금이 쟁취되는 시점까지 공동 투쟁할 것”이라고 했다.
작년에 이어 올해도 ‘성과금 차등 논쟁’이 문제가 됐다. 현대차와 기아는 지난해 전 직원에게 400만원의 코로나 특별격려금을 준 데 이어 올초에도 특별성과금 명목으로 600만원 상당을 지급했다. 현대모비스를 제외한 나머지 계열사는 절반만 받거나 받지 못했다. 이를 두고 지금까지 250여 일간 천막농성을 벌여온 현대케피코 노조도 “특별성과금 쟁취 없이 타결은 없다”며 26일 파업 참여를 시사했다.
사측도 물러서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현대트랜시스는 노조가 파업을 결정한 직후 ‘임직원께 드리는 글’을 통해 “특별격려금은 단체교섭 논의 대상이 아니고 직원들의 노력에 대한 보상은 올해 역대급 성과금에 충분히 반영됐다”며 “추가 논의는 불가하다”고 선을 그었다.
현대트랜시스는 “지난해 영업이익의 96% 규모인 1인당 2234만원 수준의 성과금을 제안했다”며 “파업으로 고객사 신뢰를 잃는다면 신사업 유치는 사실상 불가능해진다”고 반박했다.
배성수/빈난새 기자 binthe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