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10월 20일 오전 11시 8분
산업은행과 한국해양진흥공사가 1조원 규모의 HMM 영구전환사채(CB) 및 영구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주식으로 전환했다. 2억 주가 신규 발행돼 HMM의 전체 발행 주식 수는 기존 대비 약 40% 급증했다. 예정된 수순이지만 지분가치 희석이 현실화되면서 주가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산은과 해진공은 4000억원 규모의 영구CB와 6000억원 규모의 영구BW를 주식으로 전환했다고 20일 공시했다. 전환된 신주는 다음달 10일 상장될 예정이다.
HMM은 지난달 22일 1조원 규모의 영구채에 대해 중도상환을 청구했다. 2018년 10월 25일 발행한 이 영구채의 금리는 지금까지 연 3%였지만 오는 25일부터 연 6%로 오른다. HMM이 조기 상환을 택한 이유다. 산은과 해진공은 해당 영구채를 원리금으로 상환받지 않고 주식으로 전환하겠다는 계획을 지난 HMM 매각 공고 때 밝혔다.
기존 HMM 전체 발행 주식 수는 4억8903만 주다. 신규 발행된 2억 주는 기존 전체 발행 주식 수의 40.9%에 달한다. 산은과 해진공의 HMM 지분율은 40.6%에서 57.9%로 늘어났다. 산은과 해진공은 기존 보유 주식과 영구채 주식 전환분을 포함해 모두 매각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HMM 발행 주식 수가 늘어난 까닭에 기존 주식의 가치는 희석되고, 주당순이익(EPS) 등이 감소해 단기적으로 주가 하락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산은과 해진공이 지난 7월 1조원 규모 영구채의 주식 전환 계획을 밝힌 이후 주식 가치 희석 우려로 인해 HMM 주가는 하락세를 이어왔다. HMM 주가는 이날 5.64% 하락한 1만4060원에 거래를 마쳤다. 영구채 주식 전환을 공식 발표한 7월 20일 2만300원과 비교하면 30%가량 떨어진 것이다.
영구채의 주식 전환으로 주가가 하락하면 HMM 인수 후보군 입장에선 부담을 다소 덜 수 있다. 한때 8조원 수준으로 거론됐던 HMM 몸값은 5조원에서 6조원 정도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차준호/박종관 기자 chac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