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10월 20일 오후 1시 41분
SGI서울보증이 기업공개(IPO)를 위해 투자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수요예측에서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성적표를 받았다. 회사 측이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철회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20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SGI서울보증이 지난 13일부터 19일까지 기관투자가를 대상으로 수요예측을 한 결과 희망 공모가 하단에서도 계획한 투자금액을 모으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표 주관사는 미래에셋증권 삼성증권이다. IB업계 한 관계자는 “수요예측에 참여한 대다수 기관투자가가 공모가 희망 범위(3만9500~5만1800원) 하단 이하에 주문을 넣었다”고 했다.
SGI서울보증은 올해 IPO 최대어로 예상 시가총액(희망공모가 기준)이 2조7580억~3조6168억원에 달했다. 13년 만의 공기업 IPO로도 주목받았다. 수요예측에서 참패한 것은 신주 발행 없이 100% 구주 매출로 진행했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예금보험공사는 SGI서울보증 지분 93.85%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이 중 지분 10%를 IPO 과정에서 구주 매출할 예정이다. 구주 매출은 회사 성장에 필요한 신규 자금이 들어오는 게 아니라 기존 주주의 지분을 파는 것이어서 투자 매력이 상대적으로 높지 않다는 평가를 받는다. 최대주주인 예금보험공사가 의무보호예수 기간(6개월)이 지난 후 보유 지분을 추가로 매각할 가능성이 큰 것도 투자심리를 위축시켰다.
업계에선 예금보험공사가 공적자금 회수 극대화를 위해 SGI서울보증 상장을 철회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예금보험공사는 SGI서울보증에 투입한 10조2500억원의 공적자금 중 절반 수준인 5조9017억원을 아직 회수하지 못한 상태다. 공적자금 관련 기금의 청산 시점은 2027년이다. 공적자금관리위원회는 오는 23일 회의에서 IPO 여부를 최종 결정할 계획이다.
최석철 기자 dolso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