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정부·여당과 각을 세우고 있는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오는 12월 탈당 가능성을 내비친 가운데, 국민의힘에서 이 전 대표 탈당이 당 지지율 상승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여권 일각에서는 내년 총선 승리를 위해선 '보수 대결집'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지만, 원외 비윤(비윤석열)계와 당의 갈등은 더욱 격화하는 모양새다.
김민수 국민의힘 대변인은 19일 MBN 방송에서 "이 전 대표가 나가면 장기적으로 (당 지지율에) 3~4%포인트 플러스 될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또 전날 이 전 대표가 대구를 찾아 여권의 변화를 주문한 것을 겨냥해 "변해야 하는 건 이 전 대표"라며 "배신의 아이콘도 이 전 대표, '탁란·유사보수'도 이 전 대표라고 말하면 정확하다"고 맹비난했다.
이 전 대표는 곧장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당의 대변인이면 당의 입장일 텐데, 이준석이 당을 나가면 당 지지율이 3~4%포인트 오른다는 분석을 하고 있다면 즉각적으로 저를 제명해서 당 지지율을 올려라"며 "우물쭈물할 때가 아니다. 여유가 없다"고 쏘아붙였다.
당 중앙윤리위원회 징계 이후 정부·여당과 각을 세우고 있는 이 전 대표는 지난 17일 총선을 앞둔 자신의 거취와 관련해 오는 12월 결정하겠다는 의사를 내비쳤다. 그는 MBC 라디오 '신장식의 신장개업'에서 유승민 전 의원의 '12월 결심설'과 관련 "지금 시점에서 다들 마지노선은 있다. 뭔가 결행을 하겠다"면서 자신의 마지노선은 '100일 정도'라고 했다. 이 경우 탈당 후 신당 창당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이 전 대표와 유 전 의원 등 원외 비윤계의 '제3지대행'을 향한 여권의 평가는 엇갈린다. 김근식 전 국민의힘 비전전략실장은 이날 오전 채널A 방송에서 "지금 국민의힘에서 버티기 어렵기 때문에 명분 쌓기용으로 계속 저렇게 이야깃거리를 만들고 있는 것 같다"고 대수롭지 않다는 반응을 보였다. 반면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은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신당이 나오면 우리들 표를 더 많이 잠식하므로 신당은 우리에게 최대 위기가 된다"면서 끌어안아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