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이 19일 전국에 걸려 있는 정쟁성 현수막을 모두 철거하기로 했다. 정쟁을 위한 당내 태스크포스(TF)도 대폭 정리하기로 했다. 지난 11일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패배 이후 새로 출범한 ‘김기현 2기’ 지도부가 정쟁에서 민생·정책 중심으로 기조를 대대적으로 전환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국민의힘 최고위원회는 이날 회의에서 이같이 의결했다고 박정하 수석대변인이 전했다. 박 수석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전국에 게첩된 일체의 정쟁형 현수막을 이 시각부터 철거키로 결정하고 당협별로 지시를 내리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어 “예산, 민생, 정책, 경청과 관련한 것들이 주요 개념이 돼 현수막 지침이 내려갈 것”이라고 했다.
지난해 정당은 제한 없이 현수막을 설치할 수 있도록 한 옥외광고물법 개정 이후 원색적인 문구를 담은 현수막이 전국 길거리에 난립하면서 비판의 목소리가 컸다. 이에 내년 총선을 앞두고 자발적으로 현수막 정쟁을 자제해 긍정적인 이미지를 전달하기로 한 것으로 풀이된다.
박 수석대변인은 정쟁형 TF 정리와 관련해 “여러 TF가 활동 중이고 잠정적으로 (활동을) 안 하는 것들도 있을 텐데, 각 TF를 총정리해서 정쟁을 야기한 불필요한 것들은 폐기하거나 기능이 불가피하게 필요한 건 통폐합해서 정리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민, 민생, 경청 이것들이 당분간 우리 당의 주요 모토 내지는 개념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당내 반발이 있을 수 있다는 질문에는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에서 나온 민심을 냉정히 판단한다면 많은 반발이 있지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
박 수석대변인은 이 같은 결정의 배경에 대해 “김예지 최고위원이 (최고위에서) 말씀드린 것으로 갈음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김 최고위원은 이날 최고위에서 “국민들의 준엄한 목소리는 저희가 부족했음을 말씀하고 계신다”며 “변화는 소외된 국민 한분 한분이 피부로 느낄 수 있는 진정 어린 경청과 소통에서 시작한다”고 언급했다.
박주연 기자 grumpy_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