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환자·마약중독자도…여전히 '현역 의사'

입력 2023-10-19 18:09
수정 2023-10-20 02:08
정신질환을 앓거나 마약류에 중독된 의사가 면허를 유지한 채 의료행위를 계속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감사원이 19일 발표한 보건복지부 정기감사 결과를 보면 마약류인 펜타닐 또는 페치딘 중독으로 치료보호 이력이 있는 의사 2명, 간호사 1명이 면허를 유지 중이다.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 법원 재판에서 마약류 투약 사실이 확인된 의사 4명도 면허를 유지하고 있었다.

조현병 등 정신질환으로 치료감호 중인 의사와 한의사 등 2명도 면허를 그대로 보유하고 있었다. 한 이비인후과 전문의는 조현병 치료를 받던 37개월간 1만6840건, 치매 치료를 받는 정신건강의학과 의사는 38개월간 6345건의 의료행위를 했다.

한 의사는 잘못 투약한 프로포폴로 환자가 사망하자 진료기록을 허위로 작성한 혐의로 입건됐지만 처분 시효를 넘길 때까지 행정처분을 받지 않았다. 복지부가 검찰로부터 입건 사실을 통보받고도 내부종결 처리했기 때문이다.

복지부는 면허취소·자격정지 등 행정처분을 받고도 몰래 비급여진료를 계속한 의사에 대한 실태파악도 제대로 못 했다. 지난 5년간 행정처분을 받은 의사 264명은 3596건에 달하는 마약류 의약품을 처방했다.

오형주 기자 oh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