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사이 17배 폭등했던 영풍제지가 18일 하한가로 추락했다. 증권업계가 강하게 주가조작을 의심해온 종목이다. 금융당국은 주가조작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매매정지에 들어갔고, 검찰은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18일 영풍제지는 장시작과 동시에 하한가를 기록하며 3만3900원에 거래를 마쳤다. 하한가에만 약 400만주의 주문이 쌓였지만 거래되지 않았다. 영풍제지를 인수했던 대양금속 역시 이날 하한가를 기록했다.
지난 4월 8개 종목이 동시에 하한가를 기록한 CFD 사태나, 5개의 종목이 동시에 곤두박질친 지난 6월 주가조작 사태와 유사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별한 호재나 실적 성장 없이 꾸준히 주가가 상승세를 그려왔기 때문이다. 전날 영풍제지의 PBR은 약 16배였는데, 동종업계의 PBR은 0.2~0.3배 수준이었다.
증권업계는 터질게 터졌다는 반응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재무제표를 봐도, 주가 차트를 봐도 누구나 주가조작 의심을 강하게 할 수 밖에 없는 종목이었다"고 전했다.
금융당국도 사실상 주가조작이라고 판단하고 조사를 진행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금융감독원은 이미 지난 7월 이후 영풍제지 주가 흐름과 관련해 조사를 진행했고, 불공정 행위를 강하게 의심할 근거를 잡아낸 것으로 알려졌다.
관련 자료는 검찰로 넘어갔고, 이날 서울 남부지검은 영풍제지 주가조작 의혹에 대해 수사에 착수했다.
금융 당국은 영풍제지와 대양금속에 대한 거래정지 조치도 취했다. 이날 금융위원회?금감원?한국거래소는 "금일 2개 종목 주가 급락과 관련해 신속한 거래질서 정립 및 투자자 보호를 위해 매매거래정지 조치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또 거래소는 관련 2개 종목 조회공시를 요구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불공정 행위의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인지한 상태"라며 "관련 사실이 확인된다면 무관용 원칙에 따라 엄중 조치하겠다"고 말했다.
성상훈 기자 up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