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2~3년만 지나면 모바일뱅킹 앱을 켰을 때 챗봇이 먼저 소비자를 맞이할 것입니다.”
18일 서울 새문안로 포시즌스호텔에서 열린 ‘한경·삼정KPMG 디지털금융포럼 2023’의 패널토론에 참석한 이석 하나카드 디지털금융그룹장은 “인공지능(AI) 기반 대화형 금융서비스가 빠른 속도로 발전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날 토론은 차상균 서울대 데이터사이언스대학원 특임교수가 좌장을 맡아 이 그룹장과 변승현 교보생명 미래사업연구소장, 이정엽 법무법인 LKB 대표변호사, 이효진 8퍼센트 대표, 장지수 삼정KPMG 부대표 등이 의견을 나눴다.
토론자들은 AI 기술을 활용한 금융업의 해외 진출을 주문했다. 변승현 소장은 “해외 선진국도 금융업 AI 활용은 사실상 챗봇이 전부인 것 같다”며 “기술 하나하나를 보면 한국이 앞선 영역도 많기 때문에 선진국의 규제를 이해하고, 적극적으로 AI 기반 서비스를 만들어내면 경쟁력을 갖출 것”이라고 했다.
차상균 교수는 “국내 금융회사들은 스타트업마저 내수 시장만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며 “기술 개발 단계부터 해외 진출을 염두에 두고 서비스를 출시하면 기업 가치를 열 배는 높일 수 있다”고 조언했다. 장지수 부대표도 “AI에 얼마나 적극적으로 투자하는지에 따라 한국이 금융 선진국이 될지, 낙오할지 갈릴 것”이라고 했다.
이정엽 변호사는 “그동안 한국의 우량한 아파트를 담보로 아프리카에서 돈을 빌리려면 아프리카 현지의 신뢰를 확보하기 위한 서비스에 상당한 비용을 지출해야 했는데, 블록체인 기술로 ‘신뢰 비용’이 낮아지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효진 대표는 “2014년 온라인투자연계금융(P2P) 사업을 시작할 때 수집한 데이터는 부족했지만 다른 데이터와 가공하고 결합해 새로운 대출심사 모형을 개발한 결과 대출 부실률을 이전 모형보다 57%나 줄일 수 있었다”며 “데이터는 어떻게 활용하는지가 중요하다”고 했다.
정의진 기자 justj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