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미국에서 전기차 아이오닉 5·6 리스 가격을 역대 최저 수준으로 낮췄다. 테슬라가 최근 모델3 리스 가격을 크게 낮추자 이에 대한 맞대응 성격의 조치다. 현대차·기아는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대응해 리스 등 상업용 전기차 사업 확대에 공을 들이고 있다.
18일 외신에 따르면 현대차 미국법인은 미국 딜러망에 "아이오닉 5·6의 월 리스 가격을 각각 50달러씩 인하한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현대차 전기차의 리스 가격은 역대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아이오닉 6 SE 표준 모델은 4999달러를 선금을 내면 월 299달러(기존 월 349달러)에 차량을 리스할 수 있게 됐다.
아이오닉 5 SE 표준 모델의 경우 4999달러의 선금을 내면 월 349달러(기존 월 399달러)로 리스를 이용할 수 있다.
현대차는 이달 들어 자사 전기차 구매자에게 충전기를 무료로 제공하는 등 1100달러 상당의 파격적인 프로모션도 함께 진행하고 있다.
업계는 이번 현대차의 리스 가격 인하는 테슬라가 최근 모델 3 리스 가격을 낮춘 것에 대한 대응 성격이라고 보고 있다. 테슬라는 최근 모델 3의 리스 가격을 월 최대 100달러 인하했다.
이로써 테슬라 모델 3은 5524달러의 선금을 내면 월 329달러로 차량을 리스할 수 있게 됐다.
전기차 시장 1위 업체인 테슬라는 올해 들어 공격적인 가격 인하 정책을 펼치고 있다. 이에 따라 테슬라의 '안방'인 미국에서 차량 판매 가격은 지속해서 감소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켈리블루북에 따르면 올 초 5만달러를 넘겼던 미국 신차 평균 판매가격은 지난달 4만7899달러까지 떨어졌다. 테슬라 모델 3의 경우 지난달 판매 가격은 4만1484달러로 지난해보다 26% 감소했다.
현대차·기아는 IRA 시행 이후 세액 공제 대상인 리스와 렌트카 등 상업용 차량을 앞세워 미국 전기차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올 3분기까지 미국 시장에서 현대차·기아의 친환경차 누적 판매량은 21만3270대에 달한다.
미국에서 현대차·기아의 친환경차 판매량이 20만대를 넘은 건 올해가 처음이다. 올 3분기까지 현대차는 미국 시장에서 11만9556대, 기아 9만3714대의 친환경차를 판매했다. 특히 하이브리드카 수요가 늘어난 덕분에 현대차·기아의 합산 판매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13만1986대)보다 61.6% 급증했다.
전기차 판매량도 늘었다. 현대차·기아의 올 3분기까지 누적 전기차 판매량은 7만111대로 전년 대비 48.9% 증가했다. 현대차는 아이오닉5, 기아는 EV6가 미국 전기차 시장에서 판매 호조를 견인했다. 특히 아이오닉5는 2만5306대 판매되며 투싼 하이브리드(3만353대)에 이어 현대차의 친환경차 판매 2위에 올랐다.
배성수 기자 baeb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