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천안이 ‘빵의 도시’로 전국적인 유명세를 치르고 있다. 천안은 호두과자 가게와 유명 수제 빵집이 즐비하다. 도심은 물론 외곽 지역에도 수제빵을 판매하는 대형 커피전문점이 매년 늘고 있다. 프랜차이즈 제과점을 제외한 개인과 기업형 빵집만 300여 곳에 이른다. 이들 빵집이 올리는 연간 매출액은 3000억원이 넘는다.
천안시는 2021년부터 10월 10일을 ‘빵빵데이’로 지정하고 국민 참여 이벤트를 열어 관심을 끌고 있다. ‘지역과의 연대와 상생’을 핵심 가치로 제과협회, 농가, 시민이 상생하며 지속이 가능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매년 행사를 마련하고 있다는 게 시의 설명이다.
올해 열리는 ‘2023 빵빵데이’는 오는 21~22일 천안시청 일원에서 열린다. 시는 ‘천안으로 떠나는 가을 빵캉스’를 슬로건으로 다양한 빵과 볼거리를 제공해 전국 대표 빵 축제의 명성을 이어간다는 전략이다. 시는 지난해까지 하루만 운영하던 축제 기간을 하루 더 연장했다. 빵마켓과 체험행사, 베이커리 작품전시, 천안 실용 빵 전시, 각종 이벤트도 확대 운영한다. 첫째 날은 공식행사와 개막 세리머니, 축하공연이 열린다.
체험행사로는 호두과자, 케이크, 쿠키, 쌀머핀 만들기 등이 마련된다. 개막식에는 가수 나태주, 박장현, 소유가 출연해 빵빵데이 축제를 화려하게 장식한다. 올해에는 40여 곳의 빵집이 빵마켓에 참여해 방문객들이 한자리에서 여러 가지 빵을 맛볼 수 있다.
지역 농산물 판매장도 마련된다. 농산물과 연계한 ‘건강한 빵’ 이미지를 구축하고, 지역과 상생하기 위해서다. 둘째 날에는 폐막 퍼포먼스, 축하공연, 불꽃놀이가 펼쳐진다. 축하공연은 올해 빵빵데이 홍보대사로 위촉한 트로트 가수 김다현이 흥겨운 무대를 선사한다.
시는 ‘빵의 도시 천안’ 이미지와 로고를 만들고 ‘빵빵데이’ 상표를 출원했다. 빵 산업 육성을 위해 소문난 빵집을 찾아다니는 ‘빵집 투어’도 기획했다. 지난 3월에는 제과업계와 딸기 농가를 돕기 위해 ‘베리 베리 빵빵데이’를 열었다. 시민들에게는 딸기로 만든 신선한 빵을 제공하고, 지역 딸기 소비를 촉진하는 등 일석이조의 효과를 올렸다.
천안이 빵의 도시가 된 배경엔 호두과자가 있다. 천안 호두과자는 1934년 처음 나왔다. 1960년대부터 천안역과 터미널 주변에 10여 개의 제과점이 생겨났고, 기차 안에서도 호두과자가 판매됐다.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국민의 간식’으로 인기를 끌면서 천안을 대표하는 음식으로 자리 잡았다.
호두과자 제조 기술을 바탕으로 제빵 기술이 발달했고, 수제 빵집이 곳곳에 문을 열었다. 천안에는 대신제과가 있다. 이 회사는 호두과자 재료와 제조기기를 전국 고속도로 휴게소 200여 곳에 공급한다. 천안 호두과자의 전통을 잇기 위해 호두과자 반죽과 제조 방법 등 14개 기술특허를 보유하고 있다. 천안 제2 산업단지에 입주한 신세계푸드 천안공장은 2004년부터 빵과 케이크, 과자 등을 생산하고 있다.
시는 천안 밀, 팥, 포도, 호두 등 지역 농산물 활용한 건강한 빵을 만들기 위해 농가와 상생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소규모 제과점을 경쟁력을 갖춘 곳으로 성장시키고, 문화 콘텐츠를 만들어 ‘빵의 도시 천안’을 전국에 알린다는 계획이다.
박상돈 천안시장은 “단순 소비형 축제가 아닌 다양한 체험과 공연 프로그램을 운영해 외지 관광객을 유치하고, 지역 경제를 활성화하는 축제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천안=강태우 기자 kt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