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이동통신시장 점유율 3위 LG유플러스의 약진으로 점유율 구도에 지각 변동 조짐이 보이고 있다. 최근 LTE 가입자 수를 급격하게 늘린 LG유플러스가 업계 2위 KT를 1%포인트 격차로 바짝 뒤쫓고 있다. 이같은 추세가 이어지면 연내 KT를 추월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도 나온다.
17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무선통신서비스 가입 현황에 따르면 지난 8월 기준 사업자별 이동통신 가입 회선 수는 SK텔레콤 3138만6626개(점유율 38.76%), KT 1770만1018개(21.86%), LG유플러스 1694만3504개(20.92%)를 기록했다. 눈에 띄는 것은 그간 3위에 머물렀던 LG유플러스 점유율의 상승이다.
업계 2위 KT와 가입 회선 수 격차가 75만7514개에 불과하다. 1년 전만 해도 양사 간 차이는 171만3607개에 달했으나 지난해 말 148만8152개에서 올해 6월 84만124개로 급격히 간극이 좁혀졌다. 양사의 회선 수 격차가 100만개 미만으로 줄어든 것은 통계 집계 이래 처음이다. 업계 일각에서는 이같은 추세가 이어진다면 연말 LG유플러스가 KT를 제칠 수 있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LG유플러스의 점유율이 높아진 것은 사물인터넷(IoT), 알뜰폰 시장에서 가입자를 많이 확보해서다. IoT 회선은 태블릿PC 등 가입자 기반 단말 회선과 차량관제, 홈 IoT를 작용시키는 원격관제, 카드 결제와 같은 무선결제 등이 포함된다. LG유플러스는 현대자동차그룹에 회선을 공급하고 있으며, 올해 도요타 전 차종에도 인포테인먼트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여기에 알뜰폰 가입자 증가도 시장 점유율 확대에 일조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IoT와 알뜰폰 회선은 LTE 요금제를 기반으로 판매된다. 올해 8월 LTE 가입 회선 수를 살펴보면, LG유플러스는 1018만7632개로 KT(770만9291개)보다 많은 가입자를 확보하고 있다. 전체 이동통신 회선 가운데 60% 이상을 LTE로 채우고 있는 셈이다.
최근 LG유플러스는 가성비 높은 LTE 회선을 늘리고, 젊은층 위주의 마케팅에 힘을 쏟고 있다. 미래 고객인 MZ세대(밀레니얼+Z세대)를 대상으로 회원을 우선 확보하고, 장기적으로 다른 상품으로 가입을 유도하는 이른바 '유인전략'으로 풀이된다.
일례로 LG유플러스가 MZ세대 마케팅 거점으로 공을 들이고 있는 복합문화공간 '일상비일상의틈byU+'(이하 틈)은 개관 이후 3년간 약 130만명의 방문객이 다녀갔다. 젊은층이 흥미있어 하는 주제로 짧게는 몇 주, 길게는 한두 달 간격으로 특별한 전시를 기획한다. 그 결과 일평균 방문자 수만 1300명에 달할 정도로 인기 명소로 부상했다.
젊은층을 위한 요금제 상품도 최근 잇따라 출시했다. 올해 7월 데이터 제공량을 늘린 20대 전용 '유쓰 청년요금제'에 이어 이달 5일엔 5G 온라인 전용의 선불 요금제 16종과 전용 앱 너겟을 선보였다. 데이터 구간을 1GB부터 2GB 단위로 촘촘하게 나눠 취향 별로 요금을 지불할 수 있도록 한 것이 특징이다. 다음달에는 19~29세를 겨냥한 11GB 요금제도 내놓을 예정이다.
회사 측은 신규 요금제와 함께 공개한 통신 플랫폼 앱(애플리케이션) 너겟을 단순 고객센터 앱을 넘어 라이프스타일 플랫폼으로 발전시켜 나갈 계획이다.
김귀현 LG유플러스 통신라이프플랫폼 담당은 "기존 통신 서비스는 가입 이후 재방문이 필요 없으나, 너겟은 계속해서 앱을 방문하도록 유도한다"며 "통신 플랫폼을 넘어 라이프스타일 플랫폼으로 진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조아라 한경닷컴 기자 rrang123@hankyung.com